탄핵 정국서 '취임 100일' 맞은 권성동 … "국민 힘으로 버텼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권성동 원내대표가 2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당 안팎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당 중진 의원으로서 혼란스러운 정국에도 중심을 잡고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는 등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정국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조용히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발의 등 긴박하게 돌아가는 정국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간단히 소회를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당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었다.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지 고심이 깊었다"며 "그때도 원내대표는 축배가 아니라 독이든 성배라고 말했다. 그래서 당과 나라, 국민을 위한다면 이 독배를 기꺼이 마시겠다는 마음으로 원내대표에 출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도 느낀 것이 탄핵보다 더 두려운 것이 당의 분열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당이 쪼개지지 않고 약간의 의견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큰 문제를 대처하는 데 있어서 대다수 의원이 함께해줬다는 점, 그것이 제일 감사하고 그 점에 있어선 제가 나름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자평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민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정책이 있으면 발굴해서 입법화하거나 정책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회 독재, 입법 독재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12월 12일 의원들의 선택으로 원내대표로 취임했다. 하루하루 이렇게 버티고 지나오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면서도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실어주셔서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탄핵의 공포에서 벗어나 입법부에 국민께서 부여한 권한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겠다"며 "민심을 포용하며 당 원내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1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106표 중 72표를 받으며 당선됐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권 원내대표가 탄핵 정국에서 원내사령탑에 오르는 것이 맞느냐는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취임 직후부터 당 안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민주당 등 야당의 '내란 프레임' 공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맞섰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달리 지지층 결집 현상을 이끌어냈고 그 결과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역전되는 '골든크로스'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만의 카리스마가 있다. 당에 오래 있었던 어른이라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비상한 시기에 경륜을 토대로 당을 잘 수습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