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선언, 친명 빼고 대부분 부정 반응 같은 날 비명계 개헌 모임 출범하고 대거 모여김경수 "한 사람과 사고의 독주 허용하지 않아야"개헌 주장 등으로 이재명의 민주당 압박 시작이재명 선거법 2심 기점으로 거취 공세 전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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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번째나라랩 창립 심포지엄이 2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 시민센터에서 열렸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왼쪽부터),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진표 전 국회의장 등 비명계가 대거 집결했다. ⓒ뉴시스
중도층 흡수를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실용주의'를 선언하고 나섰으나 오히려 야권 내 반명 전선 결집의 명분만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문(친문재인)계는 이재명식 실용주의를 비판하며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를 기점으로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심산이다.비명(비이재명)계로 불리는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24일 뉴데일리에서 "정당이 이념을 버린 실용주의를 표방한다면 국민에게 선택받을 수 없다"며 "당장 개헌 모임도 새로 출범했고 이 대표의 법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새로운 정치 구상을 논의하는 테이블을 이 대표가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앞서 '일곱번째나라 랩(LAB)'은 전날 서울시 종로구 노무현 시민센터에서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싱크탱크다. 비명계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를 맡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면 축사를 보냈다.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진표 전 국회의장, 양기대 전 의원, 도종환 전 의원 등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이 사회를 봤고 이인영 민주당 의원 등 현역 의원들도 참석했다.이 자리에는 개헌 주장과 이재명 민주당의 현안 대응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지지율 하락세에서 꺼내든 이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이 오히려 친문계에는 결집을 위한 명분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민주당이 '여론조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하겠다' '카톡 검열하겠다' 이런 방식은 다음 정부 5년을 바라보는 국민이 기대하는 수준과 전혀 반대의 수준"이라며 "실용이 잘못 해석되면 저 당(국민의힘)이 만들어낸 프레임에 휘둘릴 수 있다. 기술적 측면에 휘둘려 그때마다 답을 찾으면 우왕좌왕하게 된다"고 말했다.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지사도 이 대표를 겨냥하며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국민이 혹시 저들(정부·여당)과 똑같은 일방주의 행태를 보이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사실"이라며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도 폭력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원내에서 민주당 친문계 인사들의 '이재명 흔들기' 행보도 시작됐다. 최근 친문으로 불리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원내 전략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단톡방에는 한 의원이 강경 일변도의 현안 대응에도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과정에서 경호처발로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또 다른 야권 정당인 조국혁신당도 이재명의 민주당이 탐탁지 않다. 이 대표 자체를 보수주의자로 평가하는 당내 분위기가 팽배하다. 민주당과 함께 가지 못하겠다는 의중을 비치는 인사들도 있다.조국당은 조기 대선이 펼쳐지면 대통령 후보를 내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구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 존재감을 과시할 생각이다. 야권 내부의 표를 일부 잠식할 수 있는 조국당의 행보는 결국 현 민주당에 대한 불만의 표현으로 해석된다.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새미래민주당도 이 대표가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영주 새미래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는) 표가 된다면 (입장을) 유지하고 표를 잃는다면 열성적으로 외치던 주장이나 정책들을 부정한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내세운 흑묘백묘론이나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란 자신의 표(票)퓰리즘 정치를 포장하는 빈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친문의 공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 2심 결과가 3월 초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피선거권 10년 제한)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2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을 벗어나지 못하면 대표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 요구 등이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지금 정체된 당의 상황은 당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직결돼 있다"면서 "이 대표가 지금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당을 통합하고 운영할지, 현재의 체제를 깰 새로운 방안을 들고 그간 소외시킨 당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친명계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 당내 분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방법도 많지 않다. 이 대표가 설을 전후해 문 전 대통령 예방을 추진하고 각종 특위에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을 몇몇 배치하는 정도다.교육특위에는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이 고문, 경제안보특위에는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자문위원, 과학기술혁신특위에선 최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고문을 맡기로 했다.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문 전 대통령 예방을 조율하고 있다"며 "당의 시스템에 맞춰 조기 대선 정국이 되면 경선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얼마든지 논쟁할 수 있다. 지금부터 총구가 내부로 향하는 것은 자멸의 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