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못봤다" 허종식 의원, 첫 공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 부인

지난 4·10 총선 당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는 14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허 의원에 대한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엔 허 의원은 출석하지 않고 허 의원 변호인이 나와 검찰이 제시한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을 재판부에 설명했다.

피고인은 심리기일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실무상 변호인만 법정에 나와 향후 재판 일정을 조율하기도 한다.

변호인은 "검찰 공소사실과 같이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 글을 올린 건 사실"이라면서도 "피고인이 돈 봉투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블로그 글도 허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출된 증거도 증거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아니다"라고 했다.

변호인은 혐의 인정 여부를 밝혀달라는 재판장의 요청에 대해선 "기록을 최근에 열람했다"며 "자료 검토에 2~3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다음 재판에서 자세히 밝히겠다"고 했다.

허 의원은 4·10 총선 선거를 앞둔 지난 2월 29일 인터넷 블로그에 자신의 정당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 10월 7일 불구속기소 됐다.

허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연루돼 자신이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나는 돈봉투를 본 적이 없다" "돈 봉투를 나한테 줬다는 사람도 없다" "검찰은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블로그에 올렸다.

허 의원과 총선에서 경쟁했던 국민의힘 후보 측은 지난 5월 "(허 의원은) 마치 돈봉투 의혹사건의 당사자가 아니고 검찰도 아무런 증거 없이 기소한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며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이라며 허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월 허 의원의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허 의원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해 현재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허 의원 측은 전날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돈봉투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 때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잠시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에 대해 "일단 증거조사까지 진행한 뒤 다음에 결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