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기본권 무력으로 억압, 예산 심사에 반영"경비국 예산, 특별활동비 등 대폭 삭감 예고집회 흥행 실패, 경찰탓 … 민노총 눈치 보기 지적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집회에서 폭력을 휘드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비판하는 대신 '예산 삭감'을 거론하며 경찰을 비난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정권 퇴진 운동 과정에서 민노총과 연대가 절실한 민주당이 눈치 보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회 현장에는 수만 명의 경찰을 동원해 수만 명의 군중을 압박하는 경찰이 2년 전 이태원 그 복잡한 현장에는 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나"라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무감각하고 정권을 옹위하기 위해 국민의 정당한 주권 행사와 기본권 행사를 무력으로 억압하는 이런 행태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이러한 점을 명확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라며 "민중의 지팡이라고 했더니 권력의 몽둥이가 돼 민중을 향해 휘두르는 이런 행태는 반드시 뜯어고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서울시청 근처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에 폭력을 당해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물리력에 의해 한 의원이 다쳤다는 것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집시법상 절차를 다 준수했고, 해산 명령을 세 번이나 했다"며 "최소한의 통로를 열어 시민들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이라도 열고자 한 것으로 이게 강경 진압인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집회에서 부상을 입은 경찰관은 105명에 달한다. 이날 집회 과정에서 집회 참석자 11명이 경찰을 폭행하거나 해산 명령에 불응하다 연행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민노총의 폭력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예산권을 쥔 국회를 장악한 제1 야당이 오히려 예산안을 가지고 경찰을 압박하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경찰국 예산 삭감 등 경찰 물리력 사용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경찰국 예산과 함께 경비국 관련 예산 전액, 특수활동 경비, 특수활동비 등을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2025년 경찰청 특수활동 경비는 6500억 원, 경비국 예산은 2390억 원, 특수활동비는 52억 원가량 책정돼 있다. 

    여당에서는 민주당이 우군인 민노총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 열기 고조에 가장 큰 역할을 할 민노총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되레 법 집행에 나선 경찰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경찰 출신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장 민주당 집회에 사람도 안 모이는 상황에서 민노총에 밉보이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집회 과정에서 문제보다 경찰이 추산한 집회 인원에 더 화가 나 엄한 곳에 화풀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두 차례 개최한 집회에서 기대만큼 많은 인파를 모으지 못했다. 경찰 추산과 민주당 추산 인원도 천차만별이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지난 1일 첫 집회에는 1만7000명, 지난 9일 두 번째 집회에서는 1만5000명이 모였다. 민주당은 각각 30만 명과 2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