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영사 "북한 공산 세력과 종북 세력 분쇄해야"野 "외교 공무원 맞나 … 정치 편향적"
  • ▲ 김의환 뉴욕 총영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의환 뉴욕 총영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의환 주뉴욕 총영사가 지난 8월 뉴욕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두고 폄하했다는 논란에 대해 "소신 발언"이라며 부적절한 언행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영사는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총영사관 국정감사에서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사과할 의도가 없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총영사의 발언이 나온 광복절 행사는 지난 8월 15일 뉴욕한인회와 뉴욕 총영사관 등의 주관으로 맨해튼 뉴욕한인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유진희 광복회 뉴욕지회 회장은 "그동안 건국절 제정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그때마다 전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다"며 "우리나라가 1948년에 건국됐다면 이는 반헌법적이고 일제의 강점을 합법화시키려는 흉계"라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뒤이어 경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김 총영사는 "말 같지도 않은 기념사를 들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선사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대한민국을 파괴하려고 광분하고 있는 북한 공산 세력과 내부의 종북좌파 세력들을 분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영사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행사장은 호응하는 목소리와 "말이 너무 심하다"는 불만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해당 발언은 2개월여가 흐른 외통위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김 총영사에게 일제히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김 총영사의 발언을 두고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 공무원인지 아니면 정치인이나 유튜버인지 분간이 안 된다"며 "정치 편향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총영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정치적 편향이란 말씀이냐"며 "미국에 감사를 표한 게 정치적 편향이냐"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정회 후 보충 질의 시간에도 "국감장에서 많은 고위 공무원을 봤지만 김 총영사 같은 분은 처음 본다"며 "고위 공직자로서 공적 책임과 무게를 가져야 하는데 고위 공직자로서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러시아 대사 출신인 민주당 위성락 의원은 "총영사는 분열되고 각양각색 시끄러운 나라에서 소신의 표현을 강하게 하지 않는 게 조직과 개인을 위해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