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연, '불륜 의혹' '妻폭행설' 방송으로 피소민주당 측 변호사, '고발 취소' 의중 밝혀 주목 법정서 "선거 때 루머 확산 무마용 고소 많아""선거 끝나면, 승리한 쪽도 패배한 쪽도 정리""선거가 아니었다면 그런 방송이 문제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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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 결과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우인성)가 심리한 공판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출연진을 기소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A변호사는 '고발장을 제출할 당시 해당 영상에 대한 단순한 의견 또는 평가가 아니라, 어떠한 사실의 적시라는 판단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던 게 아니었냐'는 검찰의 질문에 "저도 변호사이기 때문에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지만 모든 게 채택되지는 않는다"며 "솔직히 말해서 '이게 만약 선거가 아니었다면 이 방송이 크게 문제가 됐을까'하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변호사는 "대선 당시 민주당을 대리해 3건의 고발장을 냈고, 1건은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는데, 주변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민주당이) 너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왔었다"고 진술했다.
A변호사는 "원래 선거 때 있었던 고소·고발 사건 중에는 소위 말하면 허위사실이 유포될 때 이를 진정시킬 목적으로 거는 일종의 액션 성격도 많다"며 "그래서 선거가 끝나면 솔직히 말해 양쪽 다 정리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승리한 쪽도 패배한 쪽도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도 (당에서) 정리를 바로 해줄 줄 알고, 경찰서에서 조사 요청이 왔을 때 그걸 연기를 했었다"고 실토했다.
A변호사는 "그런데 결국은 연기가 안 돼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 이후로 변호사들이 모두 사임계를 제출했던 기억이 난다"고 상기했다.
A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재판장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원래 정치 영역은 그 영역에서 사법부나 수사기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것이 정당한데, 어쨌든 지금 '고소·고발이 남발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이런 자리에서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상대측 변호인이 "방금 말한 '정리'라는 게 고발을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냐"고 묻자, A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도 원래 조사를 안 한다. 조사를 안 하고 정리하는 걸로"라고 답했다.앞서 김세의 가세연 대표, 강용석 변호사, 고(故)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 등 3명은 2021년 5월과 같은 해 11월 9일경 '이재명 후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시기에 소년원에 다녀올 정도의 범죄를 저질렀다' '이 후보와 아주 가까운 한 여성 측근이 문고리 권력이다'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가 부부싸움을 하다 얼굴을 다친 것일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유튜브 방송에서 하다,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발돼 재판에 회부됐다.이후 수회에 걸친 공판에서 가세연 측은 "단순한 의혹 제기를 했을 뿐 단정적으로 표현한 적이 없다"며 "대선 후보에 대해 정당한 의혹 제기마저 못하게 된다면 민주주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으나, 검찰은 "우회적이고 암시적인 방법으로도 허위사실을 공표할 수 있다는 판례에 따라 기소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