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박찬대에게 다양한 현안 거론한 듯교섭단체 완화부터 친명조직 비판 가능성 제기친명은 발끈 … "괜한 말로 오해 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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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민주당 제공
퇴임 후 잊히겠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내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해지자 민주당 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은 불편한 기색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친명으로 평가받는 한 초선 의원은 2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당내 현안과 관련해 언급했다고 들었는데, 이런 모습은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며 "의원들 사이에서도 상왕 정치라는 말이 나오면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당시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났다. 민주당 부산·울산·경남 전당대회가 빠듯하게 진행되던 주말, 갑작스러운 박 원내대표의 평산마을 방문은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친명계는 문 전 대통령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박 원내대표를 호출했다고 보고 있다.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전달했다고 한다. 조국혁신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20석→10석)와 친명 핵심 조직으로 불리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에 대한 불만이 박 원내대표에게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회의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취지였다고 한다.문 전 대통령의 '훈수'를 보는 친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지난 4월 총선에서 PK(부산·경남) 지역 패배의 원인이 문 전 대통령이라고 보는 이들은, 전직 대통령이 당내 현안을 당 최고위층에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정치 도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전직 대통령은 대부분 친정 사람이 오면 통상적인 격려와 상대 당의 정책을 비판하는데, 이렇게 민원성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당의 어른으로 조언을 해야지 특정 세력에 부합하는 말씀만 하면 오해를 산다"고 지적했다.친명계는 최근 이 대표와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김두관 전 의원의 발언이 문 전 대통령과 상황 인식을 같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김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평산마을을 찾아오자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치켜세웠다.그런데 김 전 의원은 지난 21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도 올해 초 부산에서 테러를 당한 뒤 1급 부산대 외상센터 대신 헬기로 서울대 병원에 갔다"며 "그 때문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따른 반정부 민심도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PK 지역 총선 패배 원인으로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전원 논란을 꼽은 것이다.'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지지층은 문 전 대통령의 당내 현안 언급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당을 갈라치고 있다는 것이다.이들은 "대선 패배 원인 제공자는 사죄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잊혀진다더니 왜 자꾸 나와 부아를 돋구냐", "김두관이 문재인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고 다닌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