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석 조국당, 교섭단체 요건 20석 → 10석 노려27일 박찬대 평산마을 방문 시 文이 언급한 듯 이재명-조국, 1일 회동 … 친명 "민원 넣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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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조국혁신당의 숙원 과제인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에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친명(친이재명)으로 불리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박찬대 원내대표를 만나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며 "당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 아마 차기 지도부가 들어서야 방향이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교섭단체 완화와 관련한 대화가 있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이 중도층 확장과 부산·울산·경남 표심 잡기를 당부하던 중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는 것이다.부산과 울산, 경남 민주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로 빡빡한 일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박 직무대행이 문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전날 공지에도 없던 일정이 갑작스레 나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 호출이 아니었겠냐'는 이야기도 나왔다.박 직무대행과 문 전 대통령이 만난 지 닷새 만에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도 조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은 전날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2시간 여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당대표 후보 신분으로 다른 당 당대표와 원내대표실에서 회동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자리에서도 짧지만,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만남을 해야 할 이유가 있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
-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지난달 2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예방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공교롭게도 교섭단체 요건 완화는 조국혁신당의 지상 과제다.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교섭단체 자격 요건을 낮추고, 국고보조금 제도를 비교섭단체에 유리하도록 개편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혁신당은 12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교섭단체라는 이유로 국회 운영에서는 0석 취급을 받는다"고 했다.국회법상 교섭단체 구성 요건은 20석이다. 교섭단체는 상임위와 특위에 간사를 둘 수 있다. 원 구성 시에도 상임위원장 배분을 받을 수 있다. 12석의 조국혁신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지금보다 훨씬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0석으로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하지만 171석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의 '숙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찐명'(진짜 친이재명)으로 평가받는 당내 인사들은 굳이 조국혁신당을 키워줄 이유가 있느냐는 반응이 나온다.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개혁을 위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조국혁신당이 자신들이 처한 현실 기준으로 요건을 제시할 게 아니라 기준 설정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문 전 대통령을 통해 당에 민원을 넣는 형식이라면 오히려 서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