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탈북민 출신 與 의원 비하 논란與, 의원직 제명 촉구 결의안 추진키로탈북민단체 반발 … "씻을 수 없는 상처"'막말 감추기용' 회의록 삭제는 불가능
  • ▲ 최민희 위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최민희 위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탈북민 비하' 발언을 두고 사과했지만, '막말' 논란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최민희 위원장은 사선을 넘어 자유세계로 온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결코 해서는 안 될 말로 3만4000여 북한 탈출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최 위원장의 '의원직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최 위원장은 전날 진행된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결과 보고서 심사 중 탈북자 출신 박충권 의원에게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냐"고 말했다.

    박 의원이 이 후보자 청문회에서 벌어진 각종 막말과 공격을 지적하며 "한 인간에 대한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인민 재판 아니냐"고 따져 묻자 '탈북민 비하' 발언으로 맞받은 것이다.

    이에 최 위원장은 "전체주의 운운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발언 두 시간여 만에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비판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 탈북민단체는 이날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최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 3만4000명의 탈북민은 최 위원장의 박 의원에 대한 인신공격성 막말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이어 "최 위원장 말대로 박 의원을 비롯한 우리 탈북민은 그 전체주의 국가에서 태어났다"며 "북한에서 태어난 것은 우리가 어쩌지 못한 불운이다. 그래서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 얼음장 같은 두만강, 압록강을 건넜다. 최 위원장의 막말은 민주당이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최 위원장의 막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지 않으면 우리 3만 4000명 탈북민은 더는 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위원장은 추가 확산을 방지하고자 빠르게 사과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청문회를 초인적으로 열심히 했는데 그걸 놓고 인민 재판을 운운해서 제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최 의원은 "그 발언이 본인에게 매우 불쾌감을 줬다고 느껴서 사과했다"며 "오늘도 계속 생각 중이다. 내가 한 발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위원장은 '탈북민 비하 막말' 수습을 위해 국회 회의록 삭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국회법은 회의록 삭제를 금지하고 있어 "삭제해달라"는 요청도 함께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 제117조 3항은 '속기로 작성한 회의록의 내용은 삭제할 수 없고, 발언을 통해 자구 정정 또는 최소의 발언을 한 경우에는 그 발언을 회의록에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