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과방위 전체회의 중 與 박충권에 막말민주당 인사들 과거 탈북민 향한 발언 재조명박충권 "사람이 가져야 할 원칙 어겨"최민희, 논란 커지자 발언 관련 사과 뜻 표명
  • ▲ 최민희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최민희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탈북민 출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청문회를 '인민 재판'이라고 비판하자 최 위원장이 그의 탈북 이력을 거론한 것이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박 의원은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인민 재판'에 비유하며 야당이 후보자의 자질 검증 대신 인신 공격에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돌을 던져서 '맞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청문회를 두고 뭐라고 생각해야 될까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국회의원의 어떤 면책특권을 남용해 한 인간에게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집단공격, 인민 재판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박 의원을 향해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나"라며 "여기가 대한민국 국회다. 인민 재판이라는 표현이 말이 되나"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2007년 북한 국방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참여한 공학도 출신으로 지난 2009년에 탈북했다. 박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위원장의 발언에 "어떻게 그런 막말을 하느냐"고 항의했고, 최 위원장은 "위원장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소란이 일었다.

    민주당의 탈북민 출신 인사들을 향한 막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했고, 탈북민에게 '근본 없는 탈북자 ××' 등의 발언도 했다.

    태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자로 나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정치적인 호재로 활용하는 세력은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더불어민주당 뿐"이라고 비판했다.

    태 전 의원이 "이런 것이 바로 공산 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역시 공산당원답다"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빨갱이가 할 소리는 아니지", "북한에서 못된 것만 배웠다" 등의 거친 언사를 내뱉었다.

    2012년에는 임수경 전 의원이 탈북자 출신인 백요셉 씨를 향해 "근본도 모르는 탈북자들이 국회의원에게 대드냐"며 폭언을 퍼부어 논란이 일었다.

    박 의원은 이날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으로 "전체주의 국가에서도 고개를 내저을 국회와 과방위 운영을 지금 민주당과 최 위원장이 하고 있다. 전체주의가 아주 잘 내면화 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사과하십시오. 민주주의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원칙을 어기셨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찾아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에 온 탈북민들에게 사죄하십시오. 양심의 가책은 느끼십니까"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최 위원장은 전체회의 도중 "박 의원이 사선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으로 오신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제 발언을 속기록에서 위원님들이 양해해주신다면 삭제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수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사과를 하셨기에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