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 육해공 무인체계 발전방향 세미나 개최"한국형 리플레케이터·블루UAS인증 도입 필요""우크라 저가 드론, 러시아 무기체계 무력화"
  • ▲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방 무인체계 현재와 미래, 육해공 무인체계 발전 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조문정 기자
    ▲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방 무인체계 현재와 미래, 육해공 무인체계 발전 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조문정 기자
    "우리 군은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를 외치고 있으면서도 당장 오늘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투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 시 적을 타격할 수 있는 소형 무인체계를 우리 전투원들에게 제공해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국방 무인체계 현재와 미래, 육해공 무인체계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나호영 니어스랩 선행기술부문장이 '한국형 리플리케이터 구상'과 '블루 UAS 인증' 도입을 제언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우크라 저가 드론, 러시아 '레거시 무기체계' 무력화"

    나 부문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 전쟁')에서 굉장히 많이 쓰고 있는 상용 드론은 군사적 스펙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매우 많은 군사적 유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저렴한 소형 드론의 높은 접근성은 전투원의 군사적 창의성과 결부돼 자체 제작한 자폭 드론, 수류탄 투척 드론, 파편을 발사하는 종이 드론 등 다양한 전투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가격이 1000배가 넘는 탱크·전투기·레이더 등 러시아의 고가 '레거시 무기체계'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군사제품인 상용 드론은 획득과 공급이 용이하고 전투원 뿐만 아니라 전투를 지원하는 민간 운용자(아에로로즈비드카)가 쉽게 운용할 수 있어 즉각 대응 전력으로서 높은 군사적 유용성을 갖추고 있음이 어느 정도 입증된다"며 "무기체계로서의 높은 성능 기준을 맞춘 고가의 소수 체계보다 성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쉽게 획득해 사용하고, 폐기할 수 있는 저가 체계를 대량으로 운용하는 것이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평가했다.
  • ▲ 미국 국방부의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구상. ⓒLIG넥스원 무인체계연구소 제공
    ▲ 미국 국방부의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구상. ⓒLIG넥스원 무인체계연구소 제공
    ◆美 '리플리케이터 구상', 소형 저가 무인체계 양산해 中 물량 공세에 대응"

    나 부문장은 지난해 8월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군집 무인체계 위협 증가와 러우 전쟁의 사례를 기반으로 '리플리케이터 구상'을 발표한 것에 주목했다. 이는 점차 획득 비용이 증가하는 고비용의 최첨단 무인체계를 도입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므로, 무인체계의 일부 성능 저하를 감내하고 단순 구조화해 대량 양산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대량으로 획득·운용함으로써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대규모 무인체계 도입 계획'이다.

    그는 "리플리케이터 구상은 특히 소모성을 전제로 한 소형 무인체계가 전시에 원활하고 지속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자국 내에서 양산 능력이 뒷받침돼야 함을 강조한다. 소수의 병력으로 대량의 무인체계를 운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활용성을 증대시킨다는 계획"이라며 "결론적으로 하드웨어는 표준화·규격화·단순화해 대량 양산으로 비용을 낮추되, 하드웨어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내장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해 군사적 유용성을 증대시킨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2018년 우리 육군이 최초로 '드론봇'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이후 드론 및 로봇을 연구하고 소요를 제기하는 다양한 부서와 직위를 신설했다. 그러나 소부대에서 수요가 많은 소형 무인체계가 무기체계로서 획득된 사례는 없다"면서 "장기간 소요되는 국방획득제도와 함께 소형 무인체계조차 최첨단의 고성능 사양을 요구하는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레거시 무기체계처럼 하드웨어에 대한 과도한 요구 성능은 단일 무인체계의 비용을 불필요하게 증가시키고, 민간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갖춘 중소기업이 방산에 진입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라며 "어느 정도 하드웨어적인 성능은 양보하더라도 규격화·단순화를 통해 대량 양산이 가능토록 국내 생태계를 갖추고, 단순화한 하드웨어를 극대화해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정교하게 만들도록 업체를 독려하는 '한국형 리플리케이터 구상'이 시급하다. 미국 국방 커뮤니티에서 회자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정의 무기'가 이러한 트렌드를 대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사 시 군이 활용할 수 있는 소형 무인체계를 전략물자로 간주하고 이를 양산할 수 있는 다수의 업체가 국내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미 국방부의 '블루 UAS' 인증과 같은, 국내 업체에서 개발해 조달 가능한 제품에 대해 군 유용성을 상시 검증하고 인증하는 제도의 시행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1999년 발간돼 서방 세계에 큰 충격을 줬던 중국의 '초한전'(unrestricted warfare)에는 무기체계에 대한 변화된 관점을 제시한다. 세상에 없는 신개념 무기의 개발은 점차 비용·시간상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단기간에 바로 획득할 수 있고 언제라도 우리가 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미래의 변화하는 작전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며 "보여주기식의 신기술 탐색 및 개념 검증 수준의 연구개발(R&D)에 머물지 말고, 현재 수준에서 과감하게 양산해 획득하는 실행 측면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미 해군 유령함대의 새로운 작전개념인 '분산 해양 작전'(DMO). ⓒLIG넥스원 무인체계연구소 제공
    ▲ 미 해군 유령함대의 새로운 작전개념인 '분산 해양 작전'(DMO). ⓒLIG넥스원 무인체계연구소 제공
    ◆"고성능 무기체계뿐 아니라 저가 소모성 무기체계도 동시 구축"

    김형석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은 "최근 미 국방부의 리플리케이터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다수의 무기체계가 신속히 전력화 돼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무조건 낮은 가격의 소모성 무기체계만을 구축하는 개념이 아니다. 고성능의 무기체계와 함께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체계를 기반으로 질적인 우위 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체계의 양적인 우위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LIG넥스원 무인체계연구소 팀장은 "전쟁은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이 나면 우리는 언제라도 대응해야 하므로 빠른 준비와 빠른 생산이 필요하다. 장기전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려면 저렴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전차를 무력화하고 6m짜리 자폭용 무인수상정을 동원해 러시아 흑해함대 함정을 폭파한 사례들을 꼽았다.

    이 팀장은 "대화력전을 위해 준비된 함대인 흑해 함대는 대공·대함·대지에 대한 전력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러나 흑해 함대에는 6m짜리 자폭용 무인수상정이 공격해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무기 체계가 없어 중기관총으로 무인 수상정을 막고 있다. 무인체계는 함정을 침몰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구멍을 낸 다음 무인 수상정을 구멍 안으로 넣고 취약해진, 동일한 지점을 다시 공격함으로써 수십 배 큰 함정을 무력화한다"고 말했다.

    ◆"美해군 유령함대, '분산 해양작전'으로 對중국전"

    이 팀장은 미 해군이 500척으로 구성된 '유령함대'(Ghost Fleet) 운용을 위해 '분산 해양 작전'(DMO·Distributed Maritime Operation)이라는 새로운 작전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작전은 기존의 항모강습단 중심의 고가치 전력 대신, 센서와 무장이 탑재된(더 작고, 비용이 덜 드는) 다수의 해양무기체계에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적용하고 이를 네트워킹으로 연결해 탐지가 어렵게 분산하고, 필요 시 유·무인 전력을 복합 운영하고 화력 집중으로 전장을 압도하겠다는 작전이다.

    그는 "미국이 기존에는 집중된 작전을 했다면 이제는 여러 세력을 모아 분산 작전을 수행한다. 대(對)중국전을 하기 위해 지대함미사일의 반경에서 이지스함이나 항모 등 주요 함정은 뒤로 밀어 놓고, 무인수상함과 무인잠수정 등 무인 함정과 줌왈트급 스텔스함 등 전투 함정을 전방에 배치해 중국 항모나 함정에 대응한다. 해양 무기체계의 복합 운영과 화력 집중을 통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 도출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유용원 의원 페이스북
    ▲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유용원 의원 페이스북
    ◆"우크라, 러우전에서 매달 드론 1만대 이상 소모 … 'MUM-T' 전력화 시급"

    이날 유 의원은 "최근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한 로봇과 드론의 대거 등장은 급박한 안보 환경, 안보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리는 이미 러우 전쟁에서 사람 대신 핵심 전력으로 급부상한 드론의 이력을 여실히 목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매달 소모하는 드론이 1만 대에 달한다고 한다. 드론이 값비싼 첨단 무기가 아니고 포탄처럼 소모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 한국군도 이러한 전장 변화에 맞춰 드론작전사령부 창설, 스텔스 무인기 개발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된 도발 양상과 향후 병력 부족 현상에 완벽하게 대응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도 기존 측면에서 기존 유인 체계에 무인 플랫폼을 결합한 유무인 복합체계인 'MUM-T' 전력화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용원 의원실이 주최하고 방위사업청(청장 석종건),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이건), 국방기술품질원(DTaQ, 원장 허건영), 한국방위산업진흥회(회장 김유진, 상근부회장 최병로),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표 현인택), 한국대드론산업협회(KADIA, 회장 양병희) 등이 주관한 이날 세미나에는 주호영 국회 부의장,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국민의힘 조경태·한기호·안철수·윤재옥·이만희·이인선·임종득·이달희·한지아·강선영·박충권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