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리프모터 전기차 일부 유럽서 생산BYD-테슬라-상하이차 등 생산거점 옮겨 관세 회피태국, 호주, 멕시코, 브라질, 사우디 등 신시장 진출도
  • ▲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의 수출용 전기차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의 수출용 전기차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중국의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럽연합(EU)의 징벌적 추가 관세 부과와 관련해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유럽 내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은 승용 전기차 시장이 작지만, 성장세인 중동과 남미, 동남아시아 쪽에 더 관심을 둘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각) 중국 업체들이 EU의 추가 관세에 부당하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많은 수익을 활용해 타격을 일부 흡수하고 생산을 유럽으로 옮기는 등 성장을 이어갈 몇 가지 방안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트로엥과 피아트 브랜드를 소유한 스텔란티스는 일찌감치 일부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생산을 유럽으로 가져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EU의 추가 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가 지역 전략을 변경하는 최신 신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는 이날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중국 리프모터가 생산하는 전기차 일부를 유럽의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리프모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9월부터 리프모터의 저가형 전기차를 유럽에서 판매하기로 했으나,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타바레스 CEO는 이번 결정에 대해 "유럽의 중국 전기차 관세 부과 결정으로 수입하는 비용이 직접 생산비용을 넘어선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FT는 스텔란티스의 이번 결정이 유럽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대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어떻게 전략을 바꿀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중국 자동차업계 단체인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의 추이둥수 비서장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성장세가 강화하면서 관세 인상 같은 무역 조치에 직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수출되는 자동차를 억제하더라도 제조업체들은 추가 관세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더 강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EU 관세에 대해 관리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를 반영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주가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한때 8.8%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세관 자료에 따르면 BYD의 중국산 전기차들인 돌핀 콤팩트 크로스오버와 MG4는 유럽에서는 자국에서보다 평균 2배 정도 비싸게 판매되는 만큼 추가 관세에 대한 완충재가 될 수 있다.
  • ▲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BYD 전기자동차.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BYD 전기자동차.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에 더해 17.4~38.1%p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대상업체에 통보했다. 다음 달부터는 임시 조처 성격으로 관세가 부과되며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추가 관세율은 조사협조 여부,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다.

    BYD는 이번에 기존 10%에 추가로 17.4%p의 관세를 적용받았다. 이는 업계 평균 21%p보다 낮은 수준이다. 반면 영국 브랜드 MG를 소유한 상하이자동차(SAIC)는 최대인 38.1%p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았다.

    BYD는 수출을 통한 활로도 모색하고 있다. 태국과 호주는 물론, 아시아 밖에서 첫 번째 전기차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멕시코와 브라질에 투자했다. 또 첫 유럽 공장으로 헝가리를 선택하면서 추가 관세를 피하게 됐다.

    다른 업체들도 중국 외부로 생산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EU의 관세 인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테슬라도 대응에 나섰다. 테슬라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적게 받았다며 EU에 다른 중국산 전기차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테슬라는 상하이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 모델3의 가격 인상도 예고했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에 "다음달 1일부로 모델3 차량의 가격 인상 요구가 예상된다"며 "중국에서 생산돼 EU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추가 수입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체리(奇瑞)자동차도 202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간 15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또 둥펑(東風)자동차는 이탈리아, 상하이(上海)자동차는 독일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지리(吉利)자동차의 경우 2010년에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한 만큼 생산을 조정할 여유가 더 많다.

    중동 지역도 중국 업체들에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했다.

    니오의 CEO인 윌리엄 리는 이달 초 EU의 추가 관세 추진이 매우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중동으로 확장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의 이달 초 발표를 보면, 사우디아라비아 거주자의 71%가 올해 전기차를 살 의향이 '매우' 또는 '꽤(moderately)' 있다고 답했다. 중국 브랜드 인지도도 유럽, 미국, 일본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