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아닌 혁신형 비대위 필요""영남당' 이미지 탈피해야""당원100% 전대룰 바꿔 민심 청취해야""원외위원장 의견, 당에 살이 되고 피가 될 것"
  •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이종현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19일 낙선자들을 비롯한 원외 조직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당의 위기 상황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당 지도체제 정비를 위해 전당대회 준비 실무만 맡는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것과 관련해 '관리형 비대위'가 아닌 '혁신형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손범규 전 인천 남동갑 후보는 "관리형 비대위가 아니라 혁신적인 비대위가 나와야 되지 않느냐. 전당대회까지도 혁신적인 결과가, 당 지도부가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을 많이 냈다"고 했다.

    '영남당' 이미지 탈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준호 전 서울 노원을 후보는 "민심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수도권 지도부가 들어오는 게 맞다"며 "수도권이어야만 한다는 게 아니라 영남 지역구 민심과 함께 수도권 민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낙선자들은 '당원투표 100%' 전당대회룰을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호준석 전 구로갑 후보는 "당원 100%로 해서는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기에 (당심과 민심이) 7대3이든 5대5이든 바꿔서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당 대표가 있어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동을에서 낙선한 이재영 전 의원은 "전당대회의규칙에 민심을 반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민심이 당에 반영되지 않으면 2년 후 지방선거와 3년 뒤 대통령선거에서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주를 이뤘다.

    특히 낙선자들은 최근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웃으며 축하 인사를 주고 받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두고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당선인 모임에서 나왔던 모습들이 과연 반성하는 사람들의 모습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주위 일반 시민들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하셨다"고 지적했다.

    손 전 후보도 "웃고 떠들고 밥 먹고 그러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며 "'쟤네 이번에도 그래도 뭐 100석 넘었으니까 그냥 만족하나 보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기에 그러지 말고 철저히 반성하고 쇄신하고 혁신하려는 모습을 보이자는 얘기가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22일에 당선인 총회를 한 번 더 하니까 그때 또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아직 (비대위)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권한대행은 "원외 위원장들은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는 분이 많았다. 당선인 총회에서는 '실무형 비대위'를 하자는 분들이 훨씬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윤 권한대행은 '영남권 당선인과 수도권 낙선자의 인식 차가 크다'는 기자들의 지적에는 "인식 차를 지역별로 나눠서 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렇게 되면 서로의 입장 차가 당을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윤 권한대행은 이날 비공개 회의 전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은 지금 주저앉아있을 여유가 없다"며 "원외 조직위원장들의 의견을 듣는 게 당에 살이 되고 피가 되는 혁신적 내용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외와도 소통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며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씨앗을 뿌리고 힘의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소속 낙선자 164명 중 118명이 참여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