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짜" "깜도 안 되는" "특검 준비하라"홍준표, 연일 한동훈 향한 비판 수위 끌어올려부적절 지적도…"신음하는 전우들에 소금 뿌려"
  • ▲ 홍준표 대구시장. ⓒ정상윤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 ⓒ정상윤 기자
    4·10 국회의원 총선거 참패 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헐뜯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한 전 위원장에게 "특검 받을 준비나 하라"며 조국혁신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한동훈 특검'까지 언급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불구속 수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15일 구속 중인 송 전 대표의 불구속 수사를 주장하며 두둔하는 취지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선거도 끝났으니 송 대표도 풀어주고 돈봉투 사건도 불구속 수사함이 앞으로 정국을 풀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며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닌데 웬만하면 불구속 재판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를 향해 온화한 견해를 낸 홍 시장은 같은날 한 전 위원장에 대해선 날 선 의견을 쏟아냈다.

    그는 페이스북에 "다시는 우리당에 얼씬 거리지 마라"며 "대통령 임기가 2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나 홀로 대권 놀음하다가 당 망친 죄"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가 삭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한 전 위원장의 특검도 언급됐다. 홍 시장은 "조용히 본인에게 다가올 특검에 대처할 준비나 하라"며 "압승한 야당이 그냥 두겠냐,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한 홍 시장의 비난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총선 직후 하루에 하나 이상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리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전략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 홀로 대권 놀이나 한 것"이라고 적었고, 13일에는 "이번 선거는 자기 선거를 한 번도 치러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주도해 그 막중한 총선을 치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12일에도 "깜도 안 되는 황교안이 들어와 대표 놀이 하다가 말아 먹었고 더 깜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 먹었다"고 했다.

    총선 다음날인 11일에는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정권의 운명을 가름하는 선거인데 초짜 당 대표와 선거를 총괄하는 사람이 또 보선으로 들어온 장동혁이었고 거기에 공천관리위원장이란 사람은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중차대한 선거를 맡겼는지 출발부터 안 된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애를 들여다 총선을 총괄지휘하게 한 국민의힘 집단도 잘못된 집단이다. 오기도 없다. '깜'도 안 되는 것을 데리고 와서는…"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의 발언 수위를 놓고 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홍 시장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능하면 대구 권역의 일을 말해야 하고 굳이 정치적인 얘기를 하고 싶다면 좀 더 고품격의 말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당이 불러서 이용했던 분으로 그분 노고에 대해 평가해주고 '수고했다, 고생했다' 이렇게 하는 게 맞지 셀카 어쩌고 운운하는 건 아닌 듯하다"며 "셀카도 인기가 있으니까 찍지 인기가 없으면 셀카 찍겠는가"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홍 시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휘하든지 했어야지 선거 다 끝나고 쓰러져 있는 전우들, 신음하는 전우들에게 소금 뿌리는 격이 되면 홍 시장이 좋은 평가를 받겠나 싶다"며 "난 좀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이 주장하고 있는 '한동훈 특검'에 힘을 실은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73년생 한동훈'의 저자 심규진 스페인IE대 교수는 "제2의 조국수홍(홍 시장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을 비호한 사건)"이라며 "좌파 2중대 짓"이라고 직격했다.

    심 교수는 "역시 사람 안 변한다. 이렇게 맥락 없이 윤석열 정부 망했다고 잔치라도 난 듯 경망스러운 좌파 2중대 짓을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보수의 운명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했다.

    송 전 대표의 불구속을 주장한 데 대해선 "송 전 대표를 풀어 달라니. 변희재를 책사로 쓰시려나"라며 "조국수홍 모드로 가볍고 오락가락 저급한 언사를 하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