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노조 "MBC, 대파 공세 불 붙여" … 尹 하나로마트 발언 전문 소개尹 "다른 데는 이렇게 싸지 않을 텐데 … 875원이면 합리적"야권 4·10 총선 '대파 혁명' 규정하며 공세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사거리에서 열린 부승찬 용인병 후보 지원유세에서 지지자가 가지고 온 대파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사거리에서 열린 부승찬 용인병 후보 지원유세에서 지지자가 가지고 온 대파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총선이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권의 '대파'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MBC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왜곡 보도했다는 비판 성명이 나왔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7일 "나치 괴벨스를 떠올리는 '대파 가격' 공세"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대파 가격 논란'이 막판 선거운동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대파 가격을 제대로 몰라 '한 단에 875원'이라고 발언했다는 것인데 이같은 공세는 MBC가 불을 붙여 끌어온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서울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물가 상황을 점검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하나로마트 관계자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저도 시장을 많이 가봐서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발언했다.

    제3노조는 "(이로부터) 이틀 뒤 MBC 뉴스데스크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면서 "해당 리포트를 담당한 기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 중 '대파 875원이면 그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이 되고'라는 부분을 방송했고 사흘 전만 해도 2760원이었는데 할인행사를 했다고 설명했다"고 당시 MBC 보도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제3노조는 "이를 본 시청자들은 윤 대통령이 물가를 실제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을 것 같다"고 주장하면서 "기자는 당일 대파가 대형마트 4250원, 최고 7300원에 판매되는 곳도 있었다면서 대통령이 고물가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해야 하는 자리에서 정부 성과만 설명 들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일갈했다"고 전했다.

    제3노조는 "MBC의 '대파 가격' 공세는 줄기차게 이어졌고 '대파 875원'으로 기사를 검색하면 3월20일 이후 MBC에서 36번 보도한 것으로 나온다"면서 "같은 지상파인 KBS, SBS는 메인뉴스에서 대파 가격 논란을 여야 총선 유세 일부로 소개했지 별도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4월6일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 내 대파 소지를 금지했다는 기사도 MBC만 별도 리포트로 방송했다"고도 지적했다.

    제3노조는 그러면서 지난달 18일 윤 대통령의 실제 발언과 대화 전문을 소개했다. 전문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은 '원래 가격은 1700원 정도인데 875원에 판매 중'이라는 마트 관계자의 안내에 "여기 하나로마트는 이렇게 하는데 다른 데는 이렇게 싸게 사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관계자가 "(농협중앙) 회장님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하라고 했다"고 하자 농협중앙회장은 "원래는 2550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창 비쌀 때에는 3900원까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제3노조는 "전체 대화를 볼 때 윤 대통령이 세상 물정을 몰랐다고 해석하는 게 옳겠나, 농산물 공급을 늘려 소비자 물가가 어느 선까지 내려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해석하는 게 옳겠나"라며 "또 한 번 독일 나치 선전상 괴벨스의 망언이 떠오른다.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이를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반박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돼 있다'"라고 직격했다.

    여권 고위관계자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온라인에 공개돼 있는 윤 대통령의 그날 발언 전문을 보면 윤 대통령이 물가를 몰라서 대파 한 단을 875원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875원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서 합리적이겠다'는 뜻으로 언급한 것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4·10 총선을 '대파 혁명'이라고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마음 속에 대파를 품고 투표했다"며 "'대파 혁명'"이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파를 들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여러 장 공유하며 "한동훈 보고 있나, 너흰 우리를 이길 수 없다"라며 "투표로 대파하자, 투표로 정권심판"이라고 적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측에서 '투표장에 대파를 들고 가지 못하게 한다'는 걸 갖고 계속 희화화를 하고 있다"며 "투표소 내 정치 행위를 금지한 선관위의 조치마저 네거티브 소재로 삼는다"고 규탄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클린선거본부는 투표소 내 대파 반입 금지 조치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선관위에 '투표소 입장 시 일제 샴푸, 초밥 도시락, 법인카드, 형수 욕설 녹음기, 위조된 표창장 등을 지참할 수 있느냐'고 질의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