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과천 출마 준비 이은영… 1억대 사기 혐의 기소이재명 "새로운 희망 열리길"… 이은영 출판기념회에 축전'돈봉투 부스럭' 노웅래, '1심 유죄' 황운하도 '출마 적격'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등 재판 받는 이재명도 적격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총선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자 검증 시스템이 또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는 1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예비후보자에게 적격 판정을 내려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의왕-과천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이은영 예비후보자는 지난 26일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심사 적격 판정을 받았다. 해당 지역은 이소영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하지만 이 예비후보자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가 공개한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이 예비후보자는 2017년 4월 피해자 A씨에게 전화해 "국세가 체납돼 부동산에 강제경매 절차가 시작될 것 같다"며 "운영하는 회사가 잠시 어려운 상황이니 돈을 빌려주면 1년 이내에 상환하겠다"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

    이 예비후보자가 이렇게 갚지 않은 돈은 총 1억2588만원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이 예비후보자가 운영했던 리서치 업체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했던 점 등을 감안해 돈을 빌리더라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고 지난해 3월 기소했다. 오는 3월14일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4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예비후보자가 지난 4일 연 출판기념회에 축전을 보내 "이은영 소장의 <여론보다 민심, 데이터 읽는 여자>에는 국민의 말씀을 소중히 듣고 실행하려는 정치가 있기에 나라를 위해 이 책을 시작으로 새로운 희망의 문이 열리기 바란다"며 응원했다.

    이 예비후보자는 매체에 "형사 기소된 뒤 선거에 나오기 전 A씨와 이 문제를 정리하자고 합의했고, 받은 돈의 일부도 상환해 원만히 해결 중"이라며 "이런 내용이 검증위에서 소명돼 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12일 본지에 이 예비후보자가 적격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이 후보자가 재판 중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소명도 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예비후보자 외에도 재판이 진행 중인 여러 명의 총선 예비후보자들에게 적격 판정을 내렸다.

    민주당이 지난 11일 발표한 검증 통과자 명단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이름도 올랐다.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선거법 위반 혐의)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도 적격 판정을 받았다.

    아울러 6000만원대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도 검증을 통과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22년 12월 법무부장관 시절 국회에서 노 의원 체포동의안을 설명하며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녹음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위원장과 채널A 기자의 통화 녹취록을 거짓으로 꾸며내 KBS 기자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도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사건을 수사했던 신 전 검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책 <진짜 검사> 출판기념회에서 이 대표를 "탈탈 털었는데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추행 논란으로 21대 총선에서 공천 배제됐던 정봉주 전 의원도 검증을 통과했다. 정 전 의원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정 전 의원은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 지역구 출마를 노리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과거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받은 정의찬 대표특보에게 적격 판정을 내렸다가 논란이 일자 '부적격'으로 번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