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지 여러분, 도움 청하겠다… 당 대표가 '개꼴' 당하게 생겨"국민의힘 "체포안 가결했으니 사법부도 판단 내릴 것" 구속영장 기대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여야가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여 무거운 분위기가 계속된 가운데, 일부 의원이 검찰의 '개'가 됐다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만큼 사법부도 비슷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며 구속영장 발부를 기대했다.

    체포안 통과에 "당원 개·돼지" 분노한 친명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두고 표결한 결과 찬성 149표, 반대 136표로 가결됐다. 가결 정족수(149표)를 한 표 차로 넘어선 결과다. 정의당과 여권을 합치면 120표로 계산돼, 민주당 이탈표는 최소 29표에서 기권(6표)·무효(4표)를 포함해 39표나 나온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말을 아꼈다. 눈물이 고인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체포동의안 표결 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서 많이 놀랍고 충격적이다.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부결을 호소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후 당의 첫 공식 견해를 내는 자리에서 대거 이탈표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어떻게 임해야 한다고 보느냐' '향후 지도부 체제와 관련한 고민은' '녹색병원에 가느냐'는 등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하지 않았다.

    다만 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안하다. 죄송하다. 이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며 "탈당하지 마시고 이 대표 곁을 지켜 달라. 곧 정리해 수습책을 내겠다"고 밝혔다.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저는 특별히 어떤 입장을 이야기한 적은 없다"면서도 "양심에 따라서 하자는 이야기"라고 에둘렀다.

    김종민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번 사건을 통해 엄청난 변화를 시작해야 하니 잘하면 좋은 것"이라며 "어떤 변화든 변화가 시작되는 계기다. 이것을 우리 당이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역사는 오늘을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당 대표의 자리를 찬탈하고자 검찰과 야합해 검찰독재에 면죄부를 준 민주당 의원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꼬집었다.

    김병기 의원은 이어 "그렇게 서로 눈빛 교환하며 은밀하게 뒤통수 치지 말고 떳떳하다면 나는 이런 이유로 가결에 찬성했다고 당당하게 밝히라. 당 대표는 죽이고 싶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는 얻고 싶냐"며 "당원들을 믿는다면 자신의 소신을 명확히 밝히고 심판을 받자. 그러기 싫으면 적어도 민주당 의원이라고 하고 다니진 말라. 쪽팔리니까"라고 덧붙였다.

    김병기 의원은 그러면서 "당원 동지 여러분, 벌은 나중에 받겠으니 염치불구하고 도움을 청하겠다. 77.7%의 지지를 받고 대표가 되신 분이 '개꼴' 당하게 생겼다"며 "나중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하며 분통해도 소용없다. 한 줌도 안 되는 민주당 가결파들은 아마 당원을 개·돼지 정도로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집단행동을 촉구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 그러나 대열을 정비하겠다"며 "생각보다 더 큰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 동지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어느 누구도 민심 이길 수 없어"

    국민의힘은 민심을 강조하며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이 민주당에 변화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며 "어느 누구도 민심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생의 시간으로 21대 국회를 마무리했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도 이 상황이 혼란스럽기는 하겠지만, 공당으로서 민생을 책임지는 책임 있는 모습으로 돌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법원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할 가능성과 관련, 윤 원내대표는 "제가 언급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가'라고 표기됐지만 오염된 한 장이 '무효'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결 정족수(148표)와 관계없으므로 국민의힘에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개가) '가'에 점이 하나가 있었는데, 그게 무효가 돼도 149표였다. 어차피 가결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전 원내대변인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일정과 관련 "(이 대표의) 건강상태를 봐야 한다. 입원 중에는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법원에서 날짜를 잡는다"며 "건강이 회복되는 것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구속영장 기각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저희도 증거를 안 본 상태이기 때문에 (영장이) 발부된다, 기각된다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방탄을 위한 그 어떤 꼼수도 법치를 피해 갈 수 없음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지난 2월 이 대표에게 두꺼운 방탄조끼를 입혔던 민주당도 더는 준엄한 법치와 국민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절반에 가까운 반대표가 나왔다는 것은 아직도 제1야당의 상당수가 얼마나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지, 얼마나 국민이 아닌 자신의 공천만을 위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에 씁쓸하기만 하다"며 "민주당은 이제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국민께 그동안 보였던 행태에 대해 속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대변인은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과 관련 "충분한 검찰의 수사가 있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제안설명이 있었다"며 "그것으로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한 만큼 사법부도 당연하게 거기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