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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기념사업은 모택동 우상화… 중국 공자학원의 미끼"

'공자학원실체알리기' 한민호 대표… "공자학원, 모택동·중국공산당 찬양" 정율성 '모택동 찬가' 작곡에 매진… 공자학원 '정율성 동요대회'로 우상화2013년 캐나다 시작으로 전세계서 공자학원 배척… 미국은 이미 94% 퇴출한국, 공자학원 22곳·공자학당 18곳 등 40곳 성업… 세계 최다 공자학원 국가 '공자학원 퇴출' 세계적 추세→ 교육부 '모니터링 강화'로 축소하며 '수수방관'

입력 2023-08-30 11:24 수정 2023-08-31 16:00

▲ 북한 대외선전용 화보 '조선' 2023년 4월호는 1일 '인류자주 위업,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하여' 제하 기사에서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11주년(4월 15일)을 앞두고 그의 대외활동을 조명했다. 사진은 김 주석이 1958년 11월 마오쩌둥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주석과 손을 맞잡은 모습. (북한 대외용 화보 '조선' 4월호 캡처) ⓒ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를 작곡한 광주 출신 '중국 3대 혁명음악가' 정율성(鄭律成·정뤼청)을 기리기 위해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기념공원 조성사업이 '6·25전쟁의 원흉'인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우상화를 위한 전초전(前哨戰)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자를 폄훼하고 마오쩌둥은 찬양해온 중국 공자학원은 소위 '마오쩌둥 찬가' 작곡에 매진해온 정율성을 기념하는 '정율성 동요 경연대회'을 주관한 바 있다.

시민단체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공실본)를 이끌고 있는 한민호 대표는 3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광주시와 광주MBC가 공자학원과 진행하고 있는 '정율성 우상화'는 '마오쩌둥 우상화'의 미끼"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의 주장은 문화대혁명(문혁) 시기에 '마오쩌둥 찬가'를 다수 작곡하며 마오쩌둥을 찬양해온 정율성의 생애, '중국공산당(중공) 체제 선전 도구'로서 마오쩌둥과 공산당을 미화해온 공자학원의 교육 실태에 기반한다.

정율성, 마오쩌둥이 200만 명 학살한 '문화대혁명' 시기에 '마오쩌둥 찬가' 다수 창작

김일성·스탈린과 함께 '6·25전쟁의 최대 원흉(元兇)'인 마오쩌둥과 정율성의 인연은 1938년 정율성이 재학 중이던 중국 루쉰(魯迅)예술대학 음악발표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오쩌둥이 정율성의 가곡 '연안송'(延安頌)을 극찬하면서 정율성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마오쩌둥의 혁명사상을 실천하고자 했던 정율성은 1942년 5월 마오쩌둥이 소집한 연안문예좌담회에 출석했다. 이후 정율성은 조선의용군 태항산 근거지에서 조선문예협회를 발기하고 설립했다.

정율성의 마오쩌둥 찬양은 문혁 시기에 정점을 찍었다. 정율성은 반대파 200만 명 이상을 학살한 마오쩌둥이 지은 시사(詩詞) 20수에 곡을 붙여 '십육자령삼수'(十六字令三首)를 창작한다. 이 곡은 '연안송' '연수요'(延水謠) '팔로군 군가', 훗날 '중국인민해방군 군가'로 비준된 '팔로군진행곡'('중국인민해방군진행곡'으로 개칭) 등과 함께 정율성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정율성의 군가는 중국 당국이 "중국인민해방군의 전투력과 정치업무의 하나의 구성 부분이 됐다"고 극찬할 정도로 6·25전쟁에서 중공군과 북한군의 사기를 북돋웠다. 정율성은 1976년 베이징에서 사망해 '중국혁명열사묘'에 묻힌 데 이어 중국공산당이 200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선정한 '신중국 수립 영웅 100인'에 선정됐다.

중국을 국빈방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는 '10끼 중 8끼 혼밥' 굴욕을 안긴 시진핑(習近平·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 서울대 강연에서 정율성을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치켜세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

▲ 중국 공자학원이 사용한 교재에는 "나는 베이징 천안문을 사랑해. 천안문에는 해가 뜨네. 위대한 지도자 마오 주석. 우리를 앞으로 이끄시네"라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1989년 '천안문 대학살'을 일으 모택동과 중국공산당을 찬양해 논란이 됐다. ⓒ공자학원조사시민모임(CICI) 제공

"천안문에는 해가 뜨네. 위대한 지도자 마오 주석. 우리를 앞으로 이끄시네"

정율성의 작품세계가 마오쩌둥과 공산당 찬양 이력으로 가득하다면, 공자학원에는 공자는 없고 마오쩌둥과 공산당 미화만 있다. 공실본이 2020년 12월에 발간한 '한국 내 공자학원의 실태 및 대책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공자학원은 공자를 브랜드로 걸고 공자사상을 왜곡‧폄하해온 반면 마오쩌둥과 중국공산당, 중국 역사는 미화하고 중국공산당 일당독재를 찬양해왔다.

공자학원 교재인 <당대 중국어> <중국 이해하기> <나와 함께 중국어를 배워요> <중문> 등에는 "마오쩌둥은 동양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뜻" "지난 100년 동안 중국인은 외국 열강으로부터 온갖 능욕을 당했는데 마오쩌둥이 (베이징) 천안문 위에서 '중국 인민이 이제 일어났다'고 선언했다. 사람들은 중국이 더이상 외국 패권에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것이며 마오쩌둥이 중국 인민의 구세주임을 믿는다" "중국공산당의 은혜가 동해보다 깊다" "나는 베이징 천안문을 사랑해. 천안문에는 해가 뜨네. 위대한 지도자 마오 주석. 우리를 앞으로 이끄시네"  "나는 베이징 천안문을 사랑해. 천안문에는 해가 뜨네. 위대한 지도자 마오 주석. 우리를 앞으로 이끄시네" 등 1989년 '톈안먼(천안문) 대학살'을 일으킨 마오쩌둥과 중국공산당을 찬양하는 내용이 다수 수록됐다.

정경희 "공자학원, 중국 소프트파워 전파 목적으로 세워진 공산당 기관"

역사학자 출신인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 측을 통해 뉴데일리가 입수한 2022년 9월 교육부(교육국제화담당관)의 '공자학원 교재 등 조사 추진경과 보고'에 따르면, 공자학원 교재에는 "사회주의에 자기를 데리고 가려는 사람도 많고, 대세를 따라 사회주의로 가고 싶은 사람도 많다"며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사회주의는 공산주의 세력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 공산주의를 향한 거부감을 완화하기 위해 흔히 선택하는 전술적 용어다.

정 의원은 "공자학원은 중국어 교육과 함께 문화를 홍보해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전파할 친중 목적으로 세워진 공산당 기관"이라고 비판해왔다. 중국공산당 인사들의 발언은 이러한 분석에 설득력을 더했다. 공자학원의 범용(汎用) 중국어 교재 <한어구어속성(漢語口語速成)>의 저자이자 중국 국가한판 중국공산당위원회 서기였던 마젠페이(馬箭飛)는 2016년 공자학원을 언급하며 "전 세계 130여 국가에서 오성홍기를 꽂는다"고 말했다. 국공내전 시기 중국공산당이 특정 지역을 성공적으로 점령했을 때 사용했던 이 표현은 국제사회에 침투해 중국공산당의 근거지를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공자학원은 (당) 문화 수출에 있어서 산뜻하고 훈훈한 브랜드다. 소프트파워 강화에 중대한 공헌을 했다. '공자'라는 브랜드는 친화력이 있고, 언어로 뚫고 들어가기에 이치에 맞아 저절로 이뤄진다"는 리장춘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국어를 잘 배우는 비결... 무조건 중국을 좋아해야만 한다"는 서울공자학원장의 인사말 등은 정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 싱하이밍 중국 주한대사 몽골대사직 수행 당시 공자학원 관련 행사에 참석한 모습. (주몽골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뉴시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2013년 캐나다 시작으로 '공자학원 퇴출' 중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2013년 캐나다 맥마스터대를 시작으로 꾸준히 공자학원을 퇴출하는 추세다. 2005년 유럽 최초로 공자학원을 설립했던 스웨덴은 2020년 4월 모든 공자학원을 퇴출했다. 벨기에는 2019년 10월 브뤼셀자유대 공자학원 원장 쑹신닝(宋新寧)의 입국을 거부했다. 2017년 118곳으로 정점을 찍었던 미국 내 공자학원은 현재 94%가 문을 닫고 7곳만 남았다.

2018년 2월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 사상 선전과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되고 있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을 비롯해 중국계 교수·학생·연구원을 정보수집원으로 활용하는 행태가 미국 전역에서 관찰되고 있다. 공자학원이 미국 내 중국 유학생과 중국 민주화운동, 인권활동과 관련된 재미 중국인의 동향을 감시하는 거점으로도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행정부와 입법부 차원에서의 조치도 꾸준히 이어졌다. 2018년 '외국 영향력 투명화 법안'을 발의한 미국 의회는 공자학원을 '외국대행기관'으로 등록해 활동 범위와 자금원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요구했다. 2020년에는 '공자학원이 대학에 대한 영향을 제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미 국무부는 2020년 8월 공자학원을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인민일보와 함께 '중국공산당의 외교사절단'으로 지정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국방수권법(NDAA)에 공자학원과 같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외국 기관의 지원을 받는 미국 대학에 연구개발(R&D)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총리-시도교육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韓, 전 세계 최대 공자학원 설치…  공자학원 22곳·공자학당 18곳 성업 중

공자학원을 '수수방관'(袖手傍觀)하고 있는 한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자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공실본에 따르면, 국내 공자학원은 강원대·경희대·계명대·대불대(세한대)·대진대(경기 포천)·동서대·동아대·세명대·순천향대·안동대·연세대·원광대·우석대·우송대·인천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국외국어대·한라대·한양대·호남대 등 대학 22곳과 서울 역삼역에 위치한 서울공자아카데미까지 총 23곳, 공자학당은 고창북고·대교차이홍(서울)·무안고·부산지산고·서대전고·아산고·아산청소년문화센터 산해관·연무고·인천국제고·인천신현고·진경여고·진성여고·창원경일고·창원경일여고·천안고·태성중고·화산중·한성대 등 중·고교 16곳과 기타 2곳 등 총 18곳에 달한다.

교육부, '공자학원 퇴출' 추세를 '모니터링 강화'로 축소 논란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공자학원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기는커녕 2021년 공자학원 '교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두 번 진행하는 데 그쳤고 공자학원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4월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자학원이 사회주의 사상을 대학생뿐 아니라 어린 중·고생들에게 세뇌하고 있어 공자학원을 퇴출해야 한다'는 정경희 의원의 지적에 "다른 나라의 경우 공자학원의 적극적 퇴출보다는 자국 내 활동 보고 의무 부과를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으로 안다"며 2013년부터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퇴출해온 공자학원의 심각성을 '축소'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 부총리는 또 "교육부는 동북아역사재단 등 전문기관을 통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외교부 등 관련 부처와도 협력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2021년 하반기 공자학원 교재 실태조사를 끝으로 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실태조사는 없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최근 '지난해 약 16만7000명이었던 외국인 유학생을 2027년까지 30만 명으로 늘리기 위해 대학 입학 시 한국어 능력 입학요건을 낮추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스터디코리아 300K 프로젝트)을 발표했다. 주요 협력부처인 외교부도 "공자학원에 대해서는 현재 교육부 등 유관 부처에서 주로 관련 업무를 다루고 있다. 유관 부처에 문의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가안보 차원에서 공자학원 문제를 다루고 접근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정부가 퇴출이나 지원 중단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국립대학들은 중국 대학들과 MOU를 맺고 공자학원을 대학 부속시설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대학 측은 '공자학원을 중국어를 교육하고 중국문화를 공유하는 형태로 운영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부는 그 정도로만 하고 있다. 아무리 국립대라고 해도 정부가 공자학원을 강제로 퇴출시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한국 세종학당과 중국 공자학원 놓고 '등치(等値) 오류' 범하기도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에도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세종학당'이 있다. 공자학원에 대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방향이 나중에 세종학당과도 연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교육부 관계자의 발언은 한글과 한국문화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세종학당과 달리, 중국공산당이 '민간'을 내걸고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으며 공자학원을 통일전선공작의 일환으로 활용해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국가의 사례로 일본을 들며 "외교 갈등 우려로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는 교육부 관계자는 '그러한 일본의 방침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이냐'는 물음에 "2023년 1월"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주한 일본대사관에 확인한 결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공자학원과 관련한 한 의원의 서면질의에 "관리 강화, 폐쇄, 설치 제한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경우나 법령 위반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적절하게 대응한다"고 답했다. 주무부처가 해외 동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가 외국 기관으로부터 인력이나 자금을 지원받을 경우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공자학원을 통한 중국공산당의 통전공작을 막을 장치도 없는 상황이다. 최소한의 장치인 '외국대리인등록법'(FARA)도 아직 국회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발의 상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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