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반중인사 강제귀국 '여우사냥'… 中 비밀경찰, 2014년부터 호주서 암약

한국과 마찬가지로 서구진영 '약한 고리'인 호주 사례 주목中, 호주 파룬궁 수행자 귀환을 '여우사냥' 성공사례로 선전 국제인권단체 "中, 2014~2021년 120개국서 1만 명 이상 귀국"호주, 2018년 中 겨냥 내정간섭 금지법안과 반스파이법 통과

입력 2023-01-10 17:20 수정 2023-01-11 16:04

▲ 동방명주 실질 지배인 왕하이쥔 씨(왕해군)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동방명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왕해군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음식점 동방명주는 중국 비밀경찰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시스

중식당 '동방명주'가 '중국 비밀경찰서'란 논란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거진 가운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서구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는 호주가 중국의 해외조직 운영 실태에 대해 눈을 뜬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주 언론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2014년 호주에 비공식적으로 입국한 중국 경찰이 버스 기사이자 파룬궁 수행자인 둥펑(Dong Feng)의 귀국을 설득했다. 둥펑은 중국 경찰이 주장하는 횡령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중국에 있는 장인 부부의 안위를 우려해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호주 영주권자인 64세 여성 저우스친(Zhou Shiqin)은 비리 혐의로 2016년 중국 다롄법원에 기소됐다. 저우스친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중국에 있는 자매의 자산이 동결되고 자신의 사진이 중국 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심리적 압박을 받고 귀국했다.

이처럼 중국은 해외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나 범죄 혐의자 등을 중국으로 귀국시키기 위한 '여우사냥 작전'(Operation Fox Hunt)을 수행해왔다. 이들을 외교적 절차 없이 송환하기 위해 '중국 거주 가족'을 이용해 '자발적'으로 중국에 돌아오도록 '설득'해왔으며, 둥펑의 귀국은 중국 공산당 지역 기관지에 여우사냥 작전의 성공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경찰 경제범죄수사대장은 한 인터뷰에서 "도피자는 연(kite)과 같다. 몸은 해외에 있지만 연을 조종하는 실(thread)은 중국에 있다. 가족과 친구들을 통해 언제든 그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53개국, 102곳에 비밀경찰서를 운영하면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여우사냥 작전을 통해 120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을 적법 절차 없이 귀국(involuntary return)시켰다고 밝혔다.

▲ 동방명주 실질 지배인 왕하이쥔 씨(왕해군)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동방명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왕해군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음식점 동방명주는 중국 비밀경찰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시스

'중국의 조용한 침공'(Silent Invasion)과 '보이지 않는 붉은 손'(Hidden Hand)의 저자인 클라이브 해밀턴 호주 찰스스터트대 교수는 중국의 해외 통일전선 조직과 중국 대사관, 영사관의 연결고리를 주목했다. 그는 "중국은 호주에 있는 수십 개의 통일전선 조직을 직접 관리할 필요가 없다. 돈과 대사관의 지원, 고국의 연결을 통해 이들 조직을 지도하고 보조한다. 캔버라 중국 대사관과 여러 대도시의 영사관에 근무하는 문화 담당관과 교육 담당관들이 하는 일이 이런 임무다. 이들은 노골적으로 강요할 필요가 없는, 수십 년에 걸쳐 개발된 심리적 기법과 사회적 기법을 활용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국내 중국인 10명의 송환에 관여한 '서울화조센터'(Overseas Chinese Service Center·OCSC)가 주재국의 동의 없이 영사관의 기능을 수행했으며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왕하이쥔 동방명주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센터는 "한국에서 사망하거나 다치는 등 돌발적인 상황에 처한 중국인들을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단체"라며 "영사관의 활동을 연계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전혀 어떤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왕 대표가 한화중국평화(화평)통일촉진연합총회 및 중국재한교민협회 총회장, 서울화조센터 주임(센터장), 중화국제문화교류협회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으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에 해외 위원 38명 중 한 명으로 참석한 사실을 생각해보면 중국 공산당과 무관하다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질랜드 캔터베리대의 앤 마리 브래디(Anne-Marie Brady) 교수는 중국화평통일촉진회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의 직할기관이고, 화조센터는 현지 중국인 조직과 중국 대사관, 국무원 교무판공실의 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브래디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왕 대표가 각각 총회장과 주임을 맡고 있는 한화중국평화(화평)통일촉진연합총회와 서울화조센터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밀턴 교수는 "조직의 명칭에 '자선', '화평', '발전', '이해', '통일'과 같은 그럴듯하고 무해한 단어가 들어가 있으면 이는 당이 통제하는 통전조직이라고 보면 된다"며 "중국의 영향력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지침을 세우는 곳은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이다. 그렇게 수립된 지침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로 하달되고 '국무원 교무판공실'과 중공 통전부가 각각 그 지침을 책임지고 시행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통전부는 당과 무관한 분자들을 중국 공산당 영향력 궤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대규모 고위급 자문위원회인 '정협'에 지침을 하달한다. 당에 충성하는 해외 거주 중국인은 전국 차원이나 지역 차원의 정치협상회의에 초청된다"고 설명했다. 왕 대표의 정협 참석을 그의 표현대로 '명예롭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법센터 소장을 역임한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왕 대표가 직책을 맡고 있는 각종 협회가 중국 공산당 직할 기관이라는 의혹과 관련해 "그런 신분이 확인된다면, 즉 중국 정부의 기관원을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주재시켰다면 '빈 협약' 위반"이라며 "한국 정부가 확실한 사실에 입각해 추궁해야 하고 그런 사실이 확인된다면 법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대사는 호주가 2018년 해외 세력이 국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막도록 입법한 사례를 들며 "결국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의회는 2018년 소위 '내정간섭 금지법안'인 '외국영향 투명성 제도 법안'(Foreign Influence Transparency Scheme Act)과 국가보안법 개정안인 '반스파이법'(Espionage and Foreign Interference)을 통과시켰다. 

한편, 중국 외교 당국은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하고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하며, 각국의 사법 주권을 존중해왔다"며 "소위 중국의 해외 경찰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전·충청·세종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특종

미디어비평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