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전 개딸 300명 앞에서 입장문… "이재명 죽여도 민생은 살리라" 읽어 "구속영장 청구해도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 방탄국회도 없다" 선언"아빠" "아부지" 등 환호 받으며 청사 진입… 취재진 질문에는 침묵
  • ▲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어윤수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어윤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약 15분 동안 지지자들 앞에서는 준비한 성명을 힘차게 읽었으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한마디 응답도 없이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환조사 백 번이라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제 발로 출석해 심사 받겠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도 따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대표 주변으로는 '개딸'로 불리는 열성 지지자 300여 명이 모여 연신 "아빠" 또는 "아부지"라고 부르는 등 환호했다.

    연설 전 물로 목을 축인 이 대표는 "조금 조용해주시면 드리고 싶은 말씀을 드리겠다"며 준비한 성명을 읽어 내려갔다.

    이 대표는 성명에서 "벌써 네 번째 소환이다. 저를 희생 제물로 삼아 정권의 무능함과 정치 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 아니겠나.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겠다는 정치검찰의 조작수사 아니겠나"라며 "저를 향한 무자비한 탄압은 이미 예정했던 일이라 놀랄 일도 아니지만 국민들은 대체 무슨 죄가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수십 또는 수백 명이 이유도 모르고 목숨을 빼앗겨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이 불안한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통치 때문에 두려움과 공포가 만연한 나라, 자유의 이름으로 각자도생이 강요되는 벼랑 끝 사회, 국민들은 절망적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이 이 힘든 하루를 견디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탄식,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한탄 소리를 들을 때마다 고개를 들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이다. 검찰독재정권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너무나 무겁게 어깨를 짓누른다"고 자책한 이 대표는 "그러나 확신한다. 역사는 더디지만 전진했고, 강물은 굽이쳐도 바다로 간다.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달도 차면 기운다. 어떤 혼란이 벌어져도 진실은 드러나고 국민은 승리한다"고 장담했다.

    이 대표는 또 "권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권한을 원했다. 저에게 공직은 명예나 지위가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책임과 의무였다"며 "위임받은 권한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바가 없다"고 부연했다.
  • ▲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까짓 소환조사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말도 안 되는 조작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 받겠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도 따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어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 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해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꼼수를 포기하고 당당하게 비회기 때 청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재명을 죽여도 민생은 살리라. 아무리 이재명을 소환해도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가릴 수 없다"며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권의 국가폭력에 맞서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하겠다. 소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 낭독을 마친 이 대표는 지지자들의 연호 속에 차를 타고 검찰 청사로 향했다. 개딸들은 이 대표가 자리를 떠난 후에도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 "아버지, 힘내세요", "기자들 똑바로 받아 적으라. 적으라"고 소리치는 등 격정적 반응을 보였다.

    청사 로비에 도착한 이 대표는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