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민형배 탈당, 대의적 결단… 복당이 책임지는 자세"이상민 "꼼수탈당도 부끄러운데 복당이라니… 기가 막힌다"국민의힘 "민주당, 추악하고 뻔뻔한 민낯 드러내" 비판
  • ▲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2022년7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개변론에 이동하고 있다.ⓒ뉴데일리DB
    ▲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2022년7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개변론에 이동하고 있다.ⓒ뉴데일리DB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통과 과정에서 '꼼수탈당' 논란을 빚은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26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는 검찰개혁법 입법 과정에서 민 의원의 탈당을 문제 삼지 않았으나 소수여당의 심사권 제한을 지적했다"면서도 민 의원의 복당을 밝혔다.

    '꼼수탈당' 민형배, 결국 민주당 복당

    박 원내대표는 "민형배 의원이 오늘 민주당으로 복당한다"고 발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과 민 의원이 앞으로도 진정성과 책임감을 갖고 의정활동에 매진해 국가 발전과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로 보답하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민 의원은 '검수완박' 국면이던 지난해 4월20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당시 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이었던 민 의원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 견해를 밝히자,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 비교섭단체 몫을 확보하기 위해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안건조정위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김영호·박광온·서동용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 국민의힘 2명(김병욱·이태규 의원) 구도로 이뤄졌고,  검수완박법은 사실상 야당 단독 통과가 가능했다.

    실제로 당시 국민의힘 의원 2명을 제외한 4명이 '안건조정위 종료'에 찬성하면서 최대 90일간 논의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는 17분 만에 종료됐다.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3일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에서 안건조정제도 취지에 반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의 법안 심사권과 표결권이 침해 당했다고 판단했다.

    박홍근 "민형배 복당이 책임지는 자세"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이런 일부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 받은 것도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법무부장관과 대통령실 등이 갑자기 반대하고 나서자 국민의힘이 손바닥 뒤집듯 합의를 뒤집는 유례 없는 집권세력의 몽니에 불가피하게 민 의원은 자신의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입법에 동참했던 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이미 최종 판결이 나온 만큼 민주당은 헌법재판소로부터 지적된 부족한 점은 아프게 새기면서 이제는 국민과 당원께 양해를 구하고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는 28일 임기를 마친다. 임기를 이틀 남긴 상황에서 민 의원의 복당을 처리한 셈이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자는 1년이 지나야 복당을 신청할 수 있다. 민 의원은 지난해 4월20일 탈당했으므로 이미 복당 요건을 갖췄다.

    이날 민주당은 재산 축소신고 의혹으로 출당됐던 김홍걸 의원의 복당도 의결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 의원은 2020년 9월 총선 과정에서 부동산 등 재산을 축소신고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당 윤리감찰단이 제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 복당은 추후 열리는 당무위원회에서 상정돼 의결될 전망이다.

    이상민 "복당? 기가 막혀… 무력감 든다"

    그러나 민 의원 복당을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5선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꼼수탈당, 참 부끄러운 짓인데 복당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회주의와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 형해화시켰음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당 결정을 했다니 깊은 무력감에 빠져든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의원은 이어 "돈 봉투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추악한 오물을 뒤집어쓴 느낌"이라며 "제가 비정상인가. 그냥 혼돈이다"라고 탄식했다.

    국민의힘은 "집 나가서 동네를 휘저으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더니 사과 한마디 없이 귀가하는데, 또 이를 두 팔 벌려 받아들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 의원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도 내놓지 못하고 당연한 듯 복당시키며 추악하고 뻔뻔한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정말 민주당이 책임지는 정당이라면 의회폭거로 행해진 '검수완박' 법안의 단독처리에 대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이 먼저"라고 질책했다.

    강 부대변인은 이어 "단순히 정치적 이익만 좇으며 법치주의를 파괴했던 모습은 민형배 의원의 복당과 함께 민주당의 과오로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