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청문회에 정순신 불참에… 민주당 주도 청문회 단독연기국민의힘 "정치적 의도 다분" vs 민주당 "정순신 불참 어불성설"
  • ▲ 국민의힘 소속 교육위원들이 3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사 일정 변경안을 의결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소속 교육위원들이 3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사 일정 변경안을 의결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가 31일 이른바 '정순신 자녀 학폭 청문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정순신 변호사를 비롯한 논란의 당사자가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변호사와 송개동 변호사가 참석한 뒤 청문회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단독으로 연기했고,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항의하며 회의장을 퇴장했다.

    野 "정순신 불러야" vs 與 "공세의 장으로 활용"

    교육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학폭 논란의 핵심 인물인 정 변호사는 '질병 및 피고발사건 수사'를 이유로 이날 청문회에 불참했다. 정 변호사의 질병은 '공황장애'였다. 

    정 변호사 아들의 전학 취소 행정소송을 대리한 송 변호사 역시 '재판 참석'을 사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예정됐던 청문회를 연기하고 정 변호사와 송 변호사가 참석한 뒤 청문회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당사자가 참석하지 않은 청문회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출석요구서를 수령해 놓고는 국회가 정한 사유서 제출 마감을 2시간 앞둔 밤 시간을 이용해 불출석을 통보했다"며 "이번에도 정순신 증인은 국회를 상대로 '법 기술'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도 "'정순신 청문회'가 정순신 없이 진행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당당하게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은 것은 (아들 사건과) 너무나도 유사한 방식으로, 부전자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이 '정치공세'를 위한 것 아니냐며 반박에 나섰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정 변호사가 안 나와 안 한다면 진작 못한다고 하는 것이 제일 좋다"며 "할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일정을 변경하나. 정 변호사를 불러서 정치적 성토장을 만들어 정치쇼 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오늘 청문회가 왜 의미가 없느냐"며 "오늘 의사일정을 포기하는 것은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의지가 아니라 애초부터 정순신 아들에 대한 공세의 장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회의는 반대하지 않지만, 정부 고위공직자도 아니고 공공기관장도 아닌 특정인을 타깃으로 한 청문회를 개최하겠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서 의원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발목 잡기에 혈안"이라며 "민주당은 당장 이재명 대표 지키기, 또한 내년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기 위해 남은 임기 내내 교육위를 정략적으로 운영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 ▲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사일정 변경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사일정 변경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청문회 내달 14일로 연기… 반발한 국민의힘은 '퇴장'

    국민의힘의 이 같은 반발에도 민주당은 단독으로 청문회 일정을 연기했다.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의사일정 변경의 안을 재적 13인 중 찬성 9인, 반대 3인으로 의결했다. 반대한 위원은 권은희·서병수·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이후 국민의힘 위원들은 청문회 연기에 반대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고, 민형배 무소속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의 주도하에 단독으로 청문회를 연기했다.

    이날 연기된 청문회는 다음달 14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위 야당 위원들은 청문회에 불참한 정 변호사와 송 변호사 고발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민주당 의원 8명 정도가 (정순신·송개동 변호사) 고발에 다 동참해 줬고 이른 시간 안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국회법에서 허용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정순신 증인을 꼭 출석시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정 변호사의 부인과 아들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당사자가 없는 청문회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정 변호사가 만약에 불참한다면 부인이나 직접 가해자인 아들이라도 나와서 관련된 실체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변호사는 지난달 24일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며 임명 28시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