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이재명, 사퇴 압박에 친명 물갈이해 비명 달래기'실세' 사무총장 5선 조정식 제외하고 반쪽짜리 인적 쇄신
  • ▲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통합·안정·탕평을 내걸고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표직 사퇴 압박을 받아온 가운데 비명계의 '친명' 일색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 총선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은 친명계 조정식 의원이 유임됐다.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정책위 등… 지도부 물갈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당직 개편 인선을 발표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지명직 최고위원에 현 임선숙 변호사 대신 비명계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이 임명됐다. 송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현재 비명계 의원모임인 '민주당의 길'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책위 의장에도 전임 김성환 의원이 아닌 비명계 김민석 의원(서울 영등포을)이 임명됐다. 3선인 김민석 의원은 지난해 6·1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아울러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친명계 김병욱 의원 대신 김성주 의원(전북 전주병)이 선임됐다. 김성주 의원은 문재인정부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선거전략을 관할하는 전략기획위원장에는 친명계 문진석 의원 대신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이 임명됐다. 한 의원은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다. 

    미래사무부총장도 친명 김남국 의원 대신 박상혁 의원으로 교체됐다. 박성준 의원은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맡았다.

    김의겸 의원을 비롯한 당 대변인단도 대거 교체됐다. 

    수석대변인에는 기존 안호영 의원을 대신해 문재인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지낸 재선 권칠승 의원(경기 화성병)이 임명됐다. 또 강선우 의원(서울 강서갑)은 여성대변인에 임명됐다.

    기존 대변인단 중 김의겸·임오경·김현정·황명선 대변인은 사임했고, 박성준 대변인, 한민수 원외대변인은 유임됐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2022년9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2022년9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이종현 기자
    내년 총선 앞두고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은 유임

    다만 당내 일각에서 교체 요구가 제기됐던 사무총장에는 친명계 조정식 의원이 유임됐다. 

    사무총장은 당 예산과 내년 총선 실무 등을 담당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당직이다. 특히 사무총장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는 당헌 제80조를 직접 적용하는 권한을 가져 당직 개편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통합·안정·탕평'을 기준으로 당직을 대거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정식 의원이 사무총장에 유임된 것과 관련 "5선으로 안정을 추구하면서 당 화합을 이룰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사무총장은 당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데 조정식 의원의 평이 좋다"며 "내년 총선을 위해서는 사무총장이 안정적으로 당의 살림을 꾸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지난 7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대응 방식과 관련, 사무총장·전략기획위원장 등을 교체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직 개편도 방법"이라며 "솔직히 지금 최고위원을 포함해서 또 사무총장이라든가 전략기획위원장이라든가 정무직 당직자들, 여러 당직이 완전히 (친명계) 일색"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5선이나 한 놈"이라며 조정식 의원을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조정식 의원을 겨냥해 "5선이 사무총장을 하는 것은 모양이 안 좋다"며 "이 대표가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말을 얼마나 들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박 대변인은 추가 당직 개편 가능성을 두고 "이번에 대폭으로 했기 때문에 추가 당직 개편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소폭 있다면 추가로 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