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반환한 '곰이'와 '송강'… 중이염·방광염·결석 발견돼 입원·치료비로 1110만원 지급… 상세내역 공개 요청은 거부기록관 측 "이슈 장기화 원하지 않은 윗분들 취지 반영"
  •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1일 풍산개 '곰이'가 낳은 새끼 7마리와 함께한 사진을 게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1일 풍산개 '곰이'가 낳은 새끼 7마리와 함께한 사진을 게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받아 키우다 지난달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에게 한 달 입원 및 치료비로 1000만원 이상 사용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풍산개들은 지난 11월8일 반환된 뒤 경북대 부속 수의동물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9일 퇴원했다.

    건강검진 결과 풍산개들에게 일부 중이염·방광염·결석이 발견돼 진료 및 치료를 진행했다. 다만 건강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기록관은 이 기간 풍산개들의 입원 및 치료비로 1110만6540원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 의원이 대통령기록관에 지급된 금액의 상세내역 공개를 요청했지만 대통령기록관은 이를 거부했다.

    대통령기록관 측 관계자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풍산개 이슈가 장기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윗분들의 취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상세내역 공개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대통령기록관장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1년 9월 취임한 심성보 관장이다.

    조선닷컴이 '윗분들의 취지가 반영됐다'는 취지의 답변이 사실이냐고 묻자 대통령기록관 측 관계자는 발언을 취소한 뒤 향후 답변을 주겠다고 말했다. 조선닷컴은 아직까지 연락이 없었다고 전했다. 

    대통령기록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19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특별한 입장은 없다"며 "어떻게 답변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 번 확인하고 연락 드리겠다"고 밝힌 뒤 현재까지 연락이 없는 상황이다.
  •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2018년 선물 받아 기르다가 최근 정부에 반납한 풍산개를 돌보는 모습이 담긴 달력 삽화. ⓒ텀블벅 홈페이지 갈무리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2018년 선물 받아 기르다가 최근 정부에 반납한 풍산개를 돌보는 모습이 담긴 달력 삽화. ⓒ텀블벅 홈페이지 갈무리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한으로부터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받았다.

    이후 지난 3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당선인과 청와대 회동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를 데려가기로 결정했고, 문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5월9일 심성보 대통령기록관장과 오종식 대통령비서실 비서관은 '풍산개 위탁협약서'를 주고받았다.

    이 협약서에는 풍산개들을 위한 사료비·의료비·사육사 인건비 등을 명목으로 정부가 매월 약 250여 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예산 지원과 관련한 입법이 추진되지 않자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풍산개들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했다. 현재 풍산개들은 광주시 북구 생용동에 위치한 우치공원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풍산개들을 정부에 반환한 문 전 대통령 측에서 유기견을 돕기 위한 '반려견 달력 판매'에 나선 것이 알려지며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 씨가 대표로 있는 '다다 프로젝트'는 지난 8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 2023 탁상달력 '당신과 함께라면' 프로젝트를 게시했다. 달력에는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들의 삽화가 담겼다.

    이 프로젝트의 취지는 달력 판매 수익금을 유기견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것이다. 다다 측은 펀딩 소개글을 통해 "이 프로젝트는 반려동물을 보내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중에 진심이 호도(糊塗)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펀딩은 현재 마감된 상황이다.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펀딩에는 5994명의 후원자가 참여해 1억5745만6999원이 모였다. 목표금액(200만원)의 78배를 넘긴 금액이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을 정부에 반환한 것과 유기견을 돕기 위해 달력을 판매하는 것이 서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