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안전 문제' 못 짚은 언론 보도 지적"유족 아픔 '뒷전'… 참사를 정쟁 소재 삼는 것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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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와서 예견된 참사라고 하는 언론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유 평론가는 "KBS는 '뉴스9'를 통해, 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이태원 핼러윈데이 분위기를 한껏 띄워주었다"며 "현장 연결을 해가며 마스크를 벗은 축제의 즐거움과 기쁨을 알려줬고, 그 뉴스를 보고 이태원으로 달려간 젊은이들도 많았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유 평론가는 "(그러나) 어느 언론 하나, '인파가 너무 몰려서 안전 위험이 있으니 나오는 걸 자제해달라'는 리포트를 하지 않았다"며 "자기들이 먼저 바람잡아 놓고는 이제와서는 '예견된 참사'라고 하고, 제보를 해달라고 공지문을 올린다"고 비꼬았다.
이는 사고 직전까지 이태원 핼러윈데이 홍보에 여념이 없던 다수 언론이 참사 직후 태도를 바꿔,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며 일제히 정부와 경찰·소방 당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지적한 것.
이를 두고 "양심불량도 이런 양심불량들이 없다"고 쏘아붙인 유 평론가는 "당신들은 불과 하루 전, 아니 한 시간 전에 리포트를 내면서 대체 무엇을 예견했느냐"며 "다른 누구의 책임을 따지기 이전에, 자신들의 책임부터 말하고 사과문부터 내는 게 도리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정파 이익 위해 '세월호 참사' 악용한 과거 기억해야"
한편, 유 평론가는 폴리뉴스 등 타사에 기고한 칼럼 등을 통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유 평론가는 "애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참사를 낳은 원인과 책임, 그리고 앞으로의 예방 대책 등을 말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은 정치적 목적을 앞세우는 모습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태를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비판했다.
"우리 사회에서 '안전의 문제'는 진영과 정파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 유 평론가는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다짜고짜 정권의 책임부터 외치고 나서는 것은 너무도 정략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유 평론가는 "함께 슬퍼하고, 함께 애도할 시간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그 시간을 빼앗는 사람들이 사실은 정치적 목소리만 큰 사람들임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며 "이런 안타까운 죽음들을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무기로 이용하려는 모습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때도 그러지 않았나"라고 되짚은 유 평론가는 "그 때도 참사 앞에서 온 국민이 가슴 아파하고 함께 분노하고 애도하고 그랬지만, 언제부터인가 고의침몰설 같은 음모론들이 유포되고 정파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세월호 참사가 이용되면서, 세월호 앞에서도 국민들이 반목하고 분열되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기억한다"고 상기했다.
유 평론가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아파했던 세월호 애도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것은 누구였을까 생각하게 된다"며 "분노할 일 있으면 당신들보다 먼저 분노할, 자식가진 부모들이니 제발 우리의 모아진 마음을 건드리지 말고 온전하게 내버려두기 바란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