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개인택시, 26일부터 '심야운행조' 시작… 시민 "평소랑 별 차이 없어"조합 "부제 전면해제·탄력호출료 시행돼야 심야운행조 실질 효과 나올 것"정부 "내달 첫주까지 모든 플랫폼 출시"… 市 "부제 해제 한시 운영 검토"
  • ▲ 저녁 시간,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들을 기다리는 모습. ⓒ강민석 기자
    ▲ 저녁 시간,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들을 기다리는 모습. ⓒ강민석 기자
    서울시가 '심야 택시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택시 '심야운행조'를 시작한 가운데, 택시량 증가에 있어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는 게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다.

    개인택시조합과 택시기사 측은 "심야 운행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부제 해제와 심야 탄력호출료가 시행돼야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속한 정책 시행을 촉구했다.

    27일 국토교통부, 개인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개인택시는 26일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야간에만 운영하는 심야운행조를 처음 시작했다. 

    심야운행조는 서울개인택시업계가 심야 택시난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으로, 택시기사들의 자율적 의사에 따라 진행된다. 차량 끝 번호로 5개 조를 나눠 일일 3000대 택시 투입을 목표로 올해 연말까지 운행한다는 게 업계의 계획이다. 

    개인택시 측 "일일 3000대는 목표량…후속 정책 추진돼야"

    그러나 심야운행조가 첫 발을 내딛은 이날, 서울시민들은 여전히 택시 호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택시를 잡고 있던 A씨는 "평소랑 똑같은 거 같다"며 "10~15분째 잡고 있다"고 말했다. B씨 역시 "심야운행조를 운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실질적 효과가 있는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개인택시 측은 심야운행조의 원활한 운영은 부제 전면 해제와 심야 탄력호출료 등 규제 철폐, 정책 시행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제란 운전기사 과로 방지, 차량 정비 등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개인택시 의무휴업일을 정하고 주기적 휴무를 강제하는 제도다. 현재 서울시는 밤10시~새벽3시 심야시간대 택시 부제를 해제하고 있지만, 업계는 이외 시간대 전면해제를 주문하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2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현재 6000명에 달하는 조합원(택시기사)들에게 심야운행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홍보하고 있다"며 "일일 3000대 택시 투입은 저희의 목표로, 매일 100대 혹은 200대씩 점차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개인택시조합을 방문해 심야 운행조 편성·운영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개인택시조합을 방문해 심야 운행조 편성·운영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심야 운행조' 응원… 탄력 호출료·부제 해제 환영"

    그러면서 "조합원들에게 심야운행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부제 전면해제, 또 모빌리티 사업에서 호출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러한 정책들이 시행돼야 조합원들이 적극 심야운행에 나설 것이고 정부가 목표대로 연말연시 택시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택시기사 역시 기자에게 "택시요금이 올라가면 물론 심야택시난이 일부 해소될 수는 있겠지만, 원천적으로 택시 운행을 막는 부제가 가장 큰 문제"라며 "심야시간 이외에도 부제가 해제돼야 낮에 택시를 운행하던 기사들이 그대로 심야에도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토로했다.

    국토부는 개인택시 심야운행조 운영에 이어, 심야 탄력호출료 및 부제 해제 등 후속 조치 역시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6일 오후 9시경 서울개인택시조합을 방문해 "이번 심야 택시난 대책 중, 단기간에 가장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은 심야 운행조를 통해 공급력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탄력 호출료와 함께 심야 운행조가 운영되는 것을 적극 환영하고, 현장에서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시는 기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부제 해제, 11월 중순~12월 말 '한시 시범 운영' 검토 중"

    이어 "11월 첫 주까지 플랫폼 업체 모두 심야 탄력 호출료를 출시하면서, 기사의 소득증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유로운 심야 운행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 개인택시 부제는 조속히 해제되도록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는 11월 3일을 출시일로 예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택시 부제 전면해제를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범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택시량 증가에 실질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 그때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완전한 정책 시행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택시 기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거나 요금을 올려 실질적으로 수익을 높여줘야 심야운행을 하지 않겠냐"며 "중요한 건 부제 해제가 아니라, 사납금제 또는 리스제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토부의 개인택시 심야운행조 독려는 택시대란 해소의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