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마포구 입지 선정, 합리적 이유 有… 내년 본격 착공, 2025년 완공돼야"'서울추모공원' 주민 반대 극복 경험 강조… 주민설명회, 격렬 반대로 결국 무산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청에 대한 2022년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청에 대한 2022년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마포구 상암동 신규 쓰레기소각장 완공 시기를 오는 2025년으로 못박았다. 하지만 여전히 주민 반발이 거센 상황이라 정책 추진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은 19일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에 출연해 마포구 소각장 착공 날짜와 관련 "2025년까지는 완성해야 한다"며 "늦어도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추모공원' 당시 주민 반발 더 컸다"

    먼저 오 시장은 마포구 상암동 주민들의 반발에 공감을 표했다. "정말 마포구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밝힌 오 시장은 "이미 소각장이 있는데 또 거기를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선정을 했다는 것이 굉장히 섭섭하시겠다"며 "그렇게 크게 반발하시는 것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그러나 마포구에 신규 소각장을 설립해야 하는 타당성 역시 강조했다. 

    "물론 선정에는 상당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수년 동안 수십 군데에서 5군데로 줄이고 또 그 중에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한 오 시장은 "그곳이 서울 시내 입지로 보면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800m 정도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2개의 야트막한 산이 있다. 그런 지형이 서울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시장은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의 사례를 들어 소각장 건립 성공에 확신을 보였다. 서울추모공원은 2001년 부지로 선정된 지 약 9년 만인 2010년, 주민 반발을 딛고 착공해 다음해인 2011년 말 완공된 바 있다. 

    "제가 10년 전 원지동에 추모공원을 만들 때는 훨씬 더 큰 반대가 있었다"고 상기한 오 시장은 "그런데 어쨌든 극복해 제가 퇴임하고 바로 직후 완공됐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렇게 격렬하게 반대했지'라 생각할 정도로 아주 쾌적한 장소가 돼 있다"며 "심지어 청계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분들도 거기에 그 시설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지하화하겠다' '명소화하겠다'라는 처음의 약속이 다 지켜졌다"고 자평했다.
  • ▲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마포 소각장 신설 주민설명회에서 소각장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마포 소각장 신설 주민설명회에서 소각장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뉴시스
    주민설명회, 몸싸움과 함께 무산… 吳 "믿음 없는 처신 한 적 없어"

    그러나 이러한 오 시장의 계획에도, 현재 마포구 지역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 이를 극복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지난 18일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소각장 입지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마포구 주민 300여 명으로 구성된 '소각장추가설치백지화투쟁본부'는 설명회 시작 전 저지 집회를 열고 "마포구는 이미 소각장이 있다. 지금도 매일 750t을 태우고 있는데 서울시는 추가로 또 짓겠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마포구는 서울시민이 배출하는 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날마다 소각하는 동네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설명회가 시작된 이후에도 일부 주민들은 격렬한 반발과 함께 서울시 관계자와 몸싸움을 벌이며 단상을 점거하기도 했다. 

    더이상 주민설명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서울시는 행사를 중단하고 "그동안 궁금해하셨던 점들과 오해를 해소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지만 무산돼 아쉬움이 남는다"며 "추후 자리를 다시 마련해 주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서도 '마포구민들께 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진심'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 마포구 주민들을 향한 위로와 소각장 건설 필요성을 호소했다.

    오 시장은 방송에서 "이런저런 조건을 다 따져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결정을 한 만큼 쉽게 바꾸기는 정말 어렵다"며 "저희가 '현대화하겠다' '지화하하겠다' '드나드는 쓰레기 운송 차량을 눈에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 잘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저 오세훈, 여태껏 정치를 하면서 믿음이 가지 않은 처신을 한 적은 없다고 자부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