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당 환노위 "국회모독·위증죄로 김문수 고발" 단독 의결국민의힘 "운동권이 주장하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 환노위엔 없나?"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고발 안건을 단독으로 의결하자, 국민의힘이 18일 "소신발언을 한 것인데 어떻게 명예훼손인가"라고 반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소위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이 늘 주장하는 양심의 자유는 환노위에서는 도무지 보장되지 않는 모양"이라며 "자기들이 기분 나쁘면 명예훼손이 되고 국회 모독이 되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김 경사노위원장은 지난 12일 환노위 국감에서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주사파라 생각하느냐"고 묻자 "신영복 선생이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라고 답해 논란이 불거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 외에도 "민노총이 김정은 기쁨조 맞죠" "불법파업에 손배폭탄이 특효약" 등의 발언을 했고, 다음날인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문 전 대통령은 총살감이고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발한 환노위 소속 민주당‧정의당 의원들은 17일 환노위 전체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을 국회모독죄와 위증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안건을 추가해 재석 위원 15명 가운데 10명이 찬성해 안건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발언이 '사상의 자유'에 해당해 고발 대상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민주당의 고발이 '다수의 횡포'라고 규정하고 비판을 가하는 상황이다.
  • ▲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중앙노동위원회·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중앙노동위원회·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주 원내대표는 "냉정을 되찾고 잘 돌아보기 바란다. 문 전 대통령이 김여정 앞에서 신영복 씨를 가장 존경한다고 할 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며 "어떻게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장기복역하고 전향하지 않았다고 한 사람을 북한 지도자들 앞에서 가장 존경한다고 이야기하는지 제 귀를 의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신들의 질문에 양심에 따른 소신발언을 한 것인데 그게 어떻게 명예훼손이고 국회모독이 되는가"라고 반문한 주 원내대표는 "헌법에 양심의 자유가 보장됐고, 질문에 내 생각이 이렇다고 한 것이 기분이 나쁘다고 숫자가 많아서 고발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힘자랑은 이렇게 하지만 저는 (김 위원장의) 무혐의를 확신하고, 오히려 그런 민주당의 다수 횡포만이 국민들에 각인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아무나 불러놓고 질문을 던져놓고 소신에 따른 발언을 하면 다 처벌 받는 악선례를 남겼다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감대책회의 후에도 "자기 양심을 표현한 것인데 그것을 명예훼손이고 국회모독이라 하면 누가 와서 발언할 수 있겠느냐"며 "양심의 자유를 강조하는 민주당이 김 위원장을 고발했다는 것은 자기모순이고 자가당착"이라고 질타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10월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만화예술가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라고 이야기했다"며 "그런데 환노위에서 소신과 양심에 따른 발언을 했다고 고발한 것 자체가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는 행태인지 정말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힐난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출근길에서 김 위원장과 관련해 "노동현장 잘 아는 분"이라며 "제도나 이론에 대해서 해박하신 분도 많지만, 그분은 1970년대 말 1980년대 실제로 노동현장을 많이 뛴 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