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참사라면… '엘레베이터가 늦어서' ASEM 회의 단체 사진촬영 빠진 게 참사"김연주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윤 대통령 조문외교' 야권 공세 비판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조문록을 오늘 쓰든 내일 쓰든, 그게 무슨 결례냐"김석우 전 통일부차관 "文 혼밥, 김정숙 서열 논란… 이런 게 진짜 참사"
  •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현지시각)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현지시각)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대통령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과 일부 언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을 두고 '참사'라는 비판이 일지만, 이에 관한 반대 주장도 속속 나오고 있다.

    나아가 이를 계기로 문재인정부 시절 발생한 외교 및 의전참사 논란도 재점화됐다.

    김연주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20일 저녁 페이스북에 '홀대와 참사'라는 글을 올리고 윤 대통령의 조문외교에 따른 야권의 공세를 비판했다.

    김 전 부대변인은 특히 문 전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당시 '혼밥' 논란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단체 사진촬영 불참 해프닝을 거론하며 직격했다.

    "홀대의 사전적 의미는 '소홀히 대접함'이며, 비슷한 말로는 '괄시' '냉대' '천대' 등이 있다"고 전제한 김 전 부대변인은 "영국 웨스트민스터사원에 입장하는 각국 정상들 사이 윤 대통령의 모습에서 홀대나 괄시가 느껴졌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오히려 홀대에 관한 시각적 묘사라면 정상회담 3박4일 일정 가운데 10끼 중 8끼를 혼밥으로 충당했던 지난 정부 중국에서의 그 장면이 최적화된 설명이 아니겠는가"라며 "또한 의전참사라면 2018년 10월 벨기에에서 열린 ASEM에서 혼자만 사진에 찍히지 못했던 그 정황은 어찌 빼놓을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어떻게든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데에만 혈안이 된 야당에 대해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비판한 김 전 부대변인은 "내 눈에 들보에 관한 기억을 망각하고 어이없는 공격과 비판에만 골몰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정말이지 상식적 차원에서 납득과 이해가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김영삼정부 시절 의전비서관을 지낸 김석우 전 통일부차관도 본지와 통화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혼밥' 등 중국 방문 시절 홀대 논란과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의전서열' 논란 등을 지적하면서 "이런 것이 바로 진짜 외교참사이고 의전 논란"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차관은 그러면서 "현지 상황과 영국 측의 안내에 따라 장례식에 참석해 조문하고 조문록을 쓴 것이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지난 20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조문록을 오늘 쓰든 내일 쓰든 그게 무슨 큰 결례가 되고 논의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런 문제로 논쟁하는 나라는 없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유일하게 시비를 건 사람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다. '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4번째 줄에 앉았나.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제일 앞줄에 앉았을 것'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2월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인 만두(샤오롱바오), 만둣국(훈둔), 꽈배기(요우티아오), 두유(도우지앙)을 주문해 식사를 하고 있다. 유탸오는 밀가루를 막대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튀긴 꽈배기 모양의 빵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식감이 특징이다. 중국식 두유인 더우장에 적셔서 먹는 중국 일반 시민의 대표적인 아침 식사다. 왼쪽은 노영민 당시 주중 한국대사.ⓒ연합뉴스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2월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인 만두(샤오롱바오), 만둣국(훈둔), 꽈배기(요우티아오), 두유(도우지앙)을 주문해 식사를 하고 있다. 유탸오는 밀가루를 막대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튀긴 꽈배기 모양의 빵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식감이 특징이다. 중국식 두유인 더우장에 적셔서 먹는 중국 일반 시민의 대표적인 아침 식사다. 왼쪽은 노영민 당시 주중 한국대사.ⓒ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이어 "영국 요청을 받아들인 것인데 무슨 결례이고 논쟁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일찍 출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늦게 출발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트집을 잡을 수도 없고, 이게 왜 이렇게 중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각했는데 좀 더 일찍 출발했어야 한다, 의전이 문제라고 논쟁하지는 않는다"며 "만약에 바이든 대통령이 더 앞자리에 앉았으면 또 난리를 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왕의 장례식이 거행된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14열 좌석에 자리했는데, 윤 대통령이 더 뒷줄에 앉았을 경우 민주당 등 야권에서 이것도 문제 삼았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이를 두고 진 전 교수는 "포퓰리스트 수준"이라며 "너무 유치하다. 이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또한 조문 논란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 "비판이 아닌 혐오 코드로 가는 것 같다"고도 분석했다. "'기승전 아마추어'라는 프레임 자체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부정적 인식, 감정을 악화하는 쪽으로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대통령도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일정이 3개인데 다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영국 쪽에서도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니 미리 양해를 구한다고 했고, 실제 변경이 일어나 하루 늦게 조문했다고 뭐 큰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대통령 일정 조율에 따른 지적은 계속 이어졌다. 라디오 방송에 함께 출연한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중요한 것은 출발할 때 조문한다고 공지하고 갔다"며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해 놓고 현지에 가서 일정이 틀어진 것처럼 하는 태도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12월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3박4일간 중국을 국빈방문했지만 단 두 끼만 중국 측과 함께하고 나머지는 중국 당국의 안내자도 없이 '혼밥'을 해 홀대를 당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2018년에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촬영한 단체사진에 문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당시 청와대는 문 전 대통령이 '엘리베이터가 제때 오지 않았다'는 사정 때문에 단체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등의 해명을 내놓았다.

    또한 김정숙 여사는 2019년 9월 라오스에서 동남아 3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 전 대통령보다 서너 걸음 앞서 환송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의전서열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김 여사의 뒤를 따라 걸었고, 김 여사는 문 전 대통령보다 먼저 전용기 탑승 계단을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