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 열려…한미 외교·국방차관들 대북억제력 강화 방안 논의美,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지지 입장 확인…대북억제 전략자산 종류는 논의 안 해
  • ▲ 한미 양국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제3차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국방부 제공.
    ▲ 한미 양국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제3차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국방부 제공.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양국의 군자산을 총동원하는 확장억제전략으로 ‘압도적이고 결정적으로 대응’을 한다는 데 다시 한 번 합의했다.

    확장 억제 전략이란 미국의 동맹국이 적대국의 핵공격 또는 그에 버금가는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 본토가 공격 또는 위협을 당하는 것으로 간주해 핵우산과 미사일 방어체계(MD)뿐만 아니라 재래식 전력까지 총동원해 대응한다는 개념이다.

    한미 EDSCG 회의 “대북억제력 강화에 양국의 모든 가용자원 사용하자”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과 신범철 국방차관,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차관과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16일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미 국방·외교차관들은 성명에서 ‘선제 핵공격’ 정책을 법으로 정한 북한의 핵위협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대북억제태세 강화를 위해 양국 국력의 모든 자원을 사용하는 노력을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차관들은 또한 북한의 핵위협이 있을 경우 “전례 없이 압도적이고 결정적으로 대응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특히 미국은 핵우산 등 전략자산뿐만 아니라 미사일 방어체계와 재래식 전력 등 모든 군자산을 총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확장억제전력을 강화하는데도 동의했다.

    성명에 따르면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안보 공약 강화, 대북 억제력 강화, 북의 위협에 대한 대응에 외교·정보·군사·경제 수단을 포함한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한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미는 또 북한이 어떤 핵공격을 하더라도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앞으로 핵·미사일 방어 정책에 관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미국은 핵무기는 물론 신무기를 포함한 재래식 무기까지 총동원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는 공약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차관들은 “지난 7월 F-35A 전투기 연합훈련, 곧 있을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역내 전개가 바로 이런 미국의 공약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EDSCG 회의를 앞두고 신범철 국방차관을 비롯한 한미 대표단이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찾아 전략 자산인 B-52H 전략폭격기를 시찰한 것도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또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해 강력한 지지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다만 우리 측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의 핵위협 시 한반도 역내에 어떤 미국의 전략자산을 배치 또는 파견할 것인지는 논의하지 않았다. 전략자산의 배치 시기와 공개 여부 정도만 논의했다고 이 당국자는 귀띔했다.

    2016년 10월 출범한 EDSCG, 文정부 때인 2018년 2월부터 중단

    이번 한미 간 EDSCG 회의는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재가동에 합의한 결과 2018년 1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열린 것이다.

    EDSCG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2월 발족한 협의체다. 한반도 역내에서 동맹의 대북억제력 및 인도·태평양 역내 안정성 강화를 위한 협력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만든 외교부와 국방부 간 2+2 협의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월 두 번째 회의를 끝으로 열리지 않았다. 같은 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이 참가하고 남북 간 특사가 오가기 시작하자 문재인 정부는 EDSCG를 열려는 의지가 크게 줄었고 북한의 강력한 반발에도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가 많다.

    한편 한미는 EDSCG를 매년 열기로 합의했다. 또한 차기 EDSCG 준비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실무회의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