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과 국힘 때문에 못 그만둬"… 과방위원장·최고위원 겸직국민의힘 "관례상 내려놓아야"… 민주당 내부서도 "부적절" 눈초리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정청래 의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겸직 논란에도 사퇴를 거부했다.

    통상 주요 당직을 맡을 경우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것이 정치권의 관례였으나 정 의원은 이를 깨고 겸직을 택한 것이다.

    정 의원은 지난달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당직과 국회 과방위원장직을 겸하게 됐다. 이에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최고위원에 선출된 정 의원에게 국회 관행에 따라 사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에서 과방위원장을 그만둘 생각이 있느냐고 묻기에 '없다'고 답변했다"며 "특히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그만두라고 하니 더 그만둘 수 없다고 강하게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과방위원장) 사퇴 압박을 받지도 않았다. 그냥 과방위원장 유지하는 것"이라며 "최고위원은 선출직이다. 임명직과 선출직도 구분하지 못하느냐"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상임위원장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당에서 임의로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간 국회는 상임위원장을 맡은 의원이 주요 당직을 겸하게 될 경우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관례였다. 국회법상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상임위를 중립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상임위원장이 주요 당직을 맡을 경우 중립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러 의원에게 배분하려는 차원에서다.

    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6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 의원의 겸직 강행과 관련, 관례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면서도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민주당 소속 A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본인이 (겸직)하겠다고 하면 그것을 어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보면 아무래도 위원장을 겸직하기가 업무적으로 좀 과다하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B의원도 "정청래 의원은 수석최고위원인데, 옳지 않다"며 "자신이 최고위원에 출마한 것인데, 당직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C의원은 "관례상 겸직하지 않는 것이고, 국회법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서 사퇴를 거부하면 방법은 없다"며 "그래도 관례상 내려놓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겸직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비난했다.

    과방위 소속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정 의원의 겸직과 관련 "최고위원이 되셨으니까 이제 위원장을 내려놓으실 줄 알았는데, 또 그냥 하신다고 한다"며 "상당히 독선적"이라고 질타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한 정 의원의 견해를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과거 민주당 박광온·윤관석 의원이 사무총장을, 한정애 의원이 정책위 의장을 맡으면서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