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공영방송 진행자가 노골적으로 정파성 드러내""반말, 시비조로 방송 진행…청취율 자랑만하는 신장식""윤미향 감싸느라 멀쩡한 사실도 왜곡방송하는 김어준"
  • ▲ T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신장식의 신장개업' 진행을 맡고 있는 신장식 변호사.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공식 페이스북
    ▲ T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신장식의 신장개업' 진행을 맡고 있는 신장식 변호사.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공식 페이스북
    지난달 8일 방송 중 "윤석열 대통령에게 도서를 추천한다"면서 헤리 G. 프랭크퍼트의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를 언급해 물의를 빚은 신장식 변호사가 이번엔 반말·시비조로 방송을 진행하며 노골적으로 한쪽 편만 드는 정파성까지 드러내 공영방송 진행자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현직 언론인, 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 40여명의 모니터링 조사단을 통해 5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공정감시단장 이홍렬, 이하 '공언련')는 지난달 31일 "8월 22~28일 한 주간 방영된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살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관점으로 이슈를 다룬 불공정 편파방송이 총 54건 적발됐다"며 "프로그램별로는 신장식 변호사가 진행하는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과 방송인 김어준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각각 13건씩 적발됐고, 뉴스데스크를 포함한 MBC 프로그램이 12건, '주진우 라이브'를 포함한 KBS 프로그램이 8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신장식·김어준 콤비가 활약하는 TBS는 6주 연속, 불공정 편파방송이 가장 많이 적발된 방송사(총 26건)로 꼽혔다"고 덧붙였다.

    "우파 유튜버는 '극우'… 좌파 유튜버는 '탐사 언론'"

    8월 넷째 주 '최악의 편파방송 프로그램'으로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을 선정한 공언련은 "8월 22~25일 수차례 진행자와 출연자의 정파성이 드러나는 편파방송이 전파를 탔다"며 구체적 사례를 나열했다.

    국회 법사위가 열린 지난달 22일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한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소통령' 운운하며 일방적으로 비난을 쏟아냈다.

    공언련에 따르면 '신장식의 신장개업' 외에도 지난달 23·24·25일 연속으로 민주당 박범계·김용민·최강욱 의원이 '주진우 라이브', '최경영의 최강시사' 등 KBS 뉴스·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안하무인'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한 장관을 비난했으나, 같은 기간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출연은 전무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신장식 변호사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의 국회 답변을 비판하면서 "참모 역할을 하라는 거지. 뭐 본인이 행안부 장관 역할을 하라고 그랬어, 국무총리 역할을 하라고 그랬어"라며 반말투로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언련은 "이날 신 변호사는 '신장식의 신장개업'이 퇴근 시간대 가장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자화자찬했는데, 라디오 청취율 조사는 TV 시청률 조사와 달리 여론조사 기관이 3000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선호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묻는 방식이라, 청취율 조사가 아닌 선호도 조사"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신장식의 신장개업'은 '노동자 손배소 특집 시리즈'를 방송하면서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에 대해 당시 국가의 공권력 투입과 사측 용역들의 폭력 사태만 언급했을 뿐, 살상 무기까지 동원했던 노조원들의 극렬한 폭력과 불법행위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국가가 노조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장시간 비판한 '신장식의 신장개업'은 신 변호사가 진보 편향적 인사들과 대담을 나누면서 노조의 불법 파업은 옹호하고 정부와 사측만 비판하는 일방적 토론을 장시간 방송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이나 반박 인터뷰는 방송하지 않았다.

    같은 날 신 변호사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를 '탐사 언론'이라고 표현해 앞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보수 유튜버들을 '극우 유튜버'라고 폄하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내가 하면 적폐청산, 네가 하면 정치보복?"


    공언련에 따르면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 외에도 KBS·MBC 등의 대표적 뉴스·시사프로그램에서 정부와 여당을 깎아내리는 데 주력한 편파방송이 쏟아졌다.

    지난달 22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뉴스브리핑을 하던 진행자 주진우는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의 임명 소식을 전하면서 "이관섭 수석은 무역협회 부회장이었군요. 회장이 한덕수 총리였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덕수 총리(2012년 2월~2015년 2월)와 이관섭 수석(2021년 3월~2022년 8월)의 무역협회 재직기간은 6년 이상 시차가 있어 서로 간 접점이 없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주진우는 마치 같은 시기에 두 사람이 회장과 부회장으로 함께 재직했었던 것처럼 말했다.

    이어 한 출연자도 "정책실에 과거 기재부 관료 출신이 온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으나, 이관섭 수석은 기재부가 아닌 산자부 관료 출신이라, 이 발언 역시 사실과 달랐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이는 신임 이관섭 정책기획수석이 한덕수 총리와 가깝다는 식으로 이른바 '모피아'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주진우가 감사원의 탈원전 감사를 두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보복감사'라고 단정하며 프레임을 왜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주진우는 "지난해 감사원에서 들여다보고 문제없다고 결론 내렸는데 말입니다. 과거에도 감사원이 전 정권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보복감사 논란이 일었던 적은 없습니다"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초기에도 '4대강 정책감사' '사드 배치 결정 과정 감사' '국정농단 관련 감사' 등 감사원의 전 방위적인 감사가 이뤄졌다"고 지적한 공언련은 "진행자가 방송을 통해 윤석열 정부 초기 일상적인 감사를 보복감사로 단정했다"고 비판했다.

    "최강욱 '반말투 발언' 쏙 빼고, 한동훈 답변 태도만 부각"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2일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한동훈 장관의 공방을 보도하면서 최강욱 의원의 고압적이고 반발투의 발언은 빼고, 한동훈 장관의 무례한 답변 태도에 야당이 강하게 반발했다는 내용을 부각했다.

    반면, 이날 KBS와 SBS는 '공방' '불꽃 튀는 설전' 등으로 이 사안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다뤘다.

    지난달 23일 뉴스데스크는 대우조선해양의 손해배상 청구 소식을 전하면서 인터넷 뉴스 제목을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에게 5백억 소송 - 또 등장한 노조파괴 수법'이라고 달아, 일방적으로 노조 측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노조 측의 입장을 전하면서 "절차를 지킨 합법 파업이었습니다"라고 말해 기자 스스로 합법이라고 단정한 반면, 사측의 입장에 대해선 "대우조선 사업장을 점거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합니다"라고 인용형식으로 표현했다.

    이를 두고 공언련은 "두 당사자가 맞서 있는 상황에서 '노조는 선이고 사측은 악'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불공정 보도"라고 해석했다.

    지난달 25일에는 13년 만에 이뤄진 3조원 대 대규모 이집트 원전 수출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리포트의 절반 이상을 부정적인 전망으로 채웠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원전 사업의 핵심 사업 참여 아니다" "전망 불투명" "따내도 수지타산이 문제다" "일본도, 영국 등지에서 사업을 포기 했다" 같은 표현으로 원전 건설사업 수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반면, KBS와 SBS는 "이집트 원전 3조원 대 수주, 사막 건설 우리 기술 인정" "원전 생태계 활력 기대"라는 내용으로 해당 사업을 밝게 전망했다.

    공언련은 "이 같은 뉴스데스크의 보도는 '건전한 비판과 문제점 지적'이라기 보다는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혜경의 법인카드 유용은 '7만8천원뿐'이라며 축소·왜곡"


    김어준은 지난달 2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공금을 유용해 딸을 유학 보내고, 아파트를 사고, 남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부친에게 월급을 주고, 중복해 보조금을 받은 것처럼 보도됐지만, 다 불기소 처분됐다"면서 "김원웅 광복회 회장 사건도 이와 같은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공언련은 "확인 결과 윤미향 의원은 위안부 후원금 1억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보조금 3억원을 허위로 타는 등 8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마치 윤 의원에게 제기됐던 혐의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해 김원웅 회장의 비리 의혹을 감쌌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4일 '경찰의 김혜경 씨 소환 조사' 소식을 전하던 김어준은 "법인카드 유용 혐의가 액수가 얼마냐, 7만8000원이예요. 법인카드 7만8000원을 유용했다는 겁니다. 이게 김혜경 법인카드 유용의 실체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날 경찰 조사는 공소시효가 임박한 선거법 위반 사건에 국한된 것"이라고 설명한 공언련은 "김혜경 씨 관련 의혹은 '쪼개기 결제' '카드깡' '결제카드 바꿔치기' '소고기·초밥·샌드위치' 대량 구매 등 여러 혐의가 있음에도 김어준은 마치 7만8000원 유용이 의혹의 전부인 것처럼 범죄 혐의를 축소·왜곡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