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 “특별보고관에게 北의 만행 널리 알려달라 요청할 것”
  • ▲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살몬 특별보고관은 페루 출신의 인권전문가다. ⓒ오베르타 데 카탈루냐 대학 제공.
    ▲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살몬 특별보고관은 페루 출신의 인권전문가다. ⓒ오베르타 데 카탈루냐 대학 제공.
    8월 29일 방한하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가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특별보고관을 만나 사건 진상조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가 특별보고관과 어떻게 협력할지도 주목된다.

    살몬 북한인권특별보고관, 9월 3일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과 면담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오는 29일 방한하는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9월 3일 서해 피살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와 면담을 갖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래진 씨는 “22일 오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오는 9월 3일 오전 10시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에서 살몬 특별보고관과 면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일 조카와 함께 모리스 티볼빈즈 유엔 비사법적 약식·임의 처형 특별보고관에게 서한을 보내 살몬 특별보고관과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피살 공무원의 아들도 지난 2일 살몬 특별보고관에게 “더는 아버지 죽음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의 아픔과 북한의 실태를 널리 알려 달라. 더는 힘없는 생명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사실이 왜곡돼 은폐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서해 피살 공무원의 형 “北의 만행 알리기 위해 유엔총회서 연설하고 싶어”

    방송에 따르면 이래진 씨는 “살몬 특별보고관과 만나면 동생의 죽음에 대해 국제사회의 엄중한 조사를 촉구하는 동시에 북한의 만행을 널리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살몬 특별보고관에게 제가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싶다고 말할 것”이라며 “살몬 특별보고관 재임 기간에 국제공조, 유엔을 포함한 남북한 공동 진상조사를 시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만약 (남북-유엔) 공동 진상조사를 진행하지 못하면 우선 판문점에서 제3자가 보는 앞에서 (북한에게)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고 진상 규명과 관련한 조사를 요청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에 따르면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들은 지난 10일 티볼빈즈 유엔 비사법적 약식·임의 처형 특별보고관에게도 서한을 보내 “한국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진실을 은폐하는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문제를 풀기 위해 유엔과 협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다.

    尹정부,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국제적 공론화 입장 밝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방송은 “하태경 의원은 특히 9월 유엔 총회에 맞춰 미국을 방문해 이 사건을 북한인권결의안에 포함시키도록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를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지난 6월 외신기자회견을 통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공론화하려 노력 중이며 그 일환으로 미국 의회 청문회 개최, 미국 국무부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이번 방한을 통해 10월 유엔 총회에 제출할 북한인권보고서 작성용 자료를 수집하고, 외교부와 통일부 등 정부 당국자,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