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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MBC, '블랙리스트 피해자 6人'에 5400만원 배상" 화해권고

MBC노조 "법원 결정으로 경영진 '부도덕성' 드러나"與 "방통위·고용부, '블랙리스트 피해' 현장감사 해야"

입력 2022-08-17 20:35 수정 2022-08-17 20:35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MBC 사장으로 재직할 때 소위 '적폐 기자'로 몰려 좌천된 MBC 기자들이 MBC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지난 8일 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 등 6명의 기자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MBC)는 원고들이 청구한 6000만원 중 5400만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를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르면 취재기자로 일하다 2017년 말 최승호 사장 부임 이후 비취재부서인 '뉴스데이터팀'으로 발령난 4명의 기자들에게는 1인당 1000만원, 마찬가지로 같은 시기 보도NPS부 산하 '영상관리팀'으로 전보돼 속기 업무를 담당했었던 2명의 기자들에게는 1인당 700만원의 위자료가 책정됐다.

재판부는 앞서 강명일 전 MBC 도쿄특파원이 MBC를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언급하면서 "확정된 관련 사건의 판결 내용과 두 사건의 유사성, 원고들의 전보처분 경과와 대기발령 기간의 유무 또는 장단, 그 외에 현재까지의 분쟁 및 변론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와 같이 결정한다"고 판시했다.

1·2심 "'특파원 조기소환' '보도 업무 배제'는 부당전보"

재판부가 거론한 강 전 특파원은 2017년 8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받아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최승호 사장 부임 직후인 2017년 12월 19일, MBC 본사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고 이듬해 3월 5일 복귀했다.

복귀 후 '뉴스데이터팀'에서 자료 정리 업무를 하다 라디오뉴스 중계 PD로 전보된 강 전 특파원은 MBC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1·2심에서 모두 이겨 5786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오로지 소속 기자를 본연의 업무에서 배제하려는 의도 하에 취재·편집·보도 등에 관한 업무에 배정하지 않는 등 기자로서의 업무수행을 할 수 없게 하는 행위는 기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되고, 방송국은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일련의 부당전보로 강 전 특파원이 유·무형적 불이익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파업불참자 '유배지 발령' 부당성 입증 결정 나와"

강 전 특파원에 이어 소위 '유배지'로 발령난 6명의 기자들까지 사측의 부당전보로 유·무형적 피해를 입었다는 법원 결정이 나오자,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은 "법원으로부터 '구제' 결정을 받은 'MBC 파업불참자 블랙리스트' 피해자가 총 7명으로 늘어났다"며 "다른 81명의 '파업불참자'들도 갖가지 방법으로 현재까지 인사상 불이익을 받고 있는 만큼 방송통신위원회과 고용노동부의 현장 감사가 불가피해졌다"고 전망했다.

MBC노조는 2012년과 2017년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가 주도한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들과, 전 경영진 시절 보직자들이 최승호 사장 부임 이후 '적폐 기자'로 간주돼 일선에서 배제되는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재판부가 사실상 기자들의 손을 들어준 화해권고 결정문을 공개한 MBC노조는 "당시 사측이 내린 유배지 발령의 부당성을 증명하는 또 다른 법원 결정이 나왔다"며 "유배지 '뉴스데이터팀'과 '영상관리팀'에서 단순 자료 정리와 속기 업무를 하도록 강요한 문화방송 경영진의 부도덕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5년 전엔 고강도 '강제수사'… 이번엔 '임의수사' 전망"

그러면서 5년 전에도 이번 사건과 흡사한 '유배지 부당전보 사건'이 있었음을 상기한 MBC노조는 "과거엔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이 인력의 절반을 투입할 정도로 총력 수사를 벌였으나, 이번엔 강제수사가 아닌 임의수사를 진행하려 한다"며 정권에 따라 급변하는 고용노동부의 수사 강도를 지적했다.

MBC노조는 "과거 김장겸 전 MBC 사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압적인 수사를 했던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이 이번 'MBC 특파원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선 근로감독관 1인이 전담하도록 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똑같은 문화방송의 유배지 부당전보 사건에 대해 어떤 사건은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어떤 사건은 임의수사로 상대방에게 정보 공개 청구를 하면 고발장을 복사해주겠다는 식으로 수사를 하느냐"고 다그친 MBC노조는 "5년 전에는 특별 근로 감독을 하겠다면서 지청장이 민주노총 문화방송노조위원장과 사진까지 찍고 보도자료까지 돌렸으면서, 지금은 쌍방의 주장을 모두 들어보겠다며 수사관이 재판관 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블랙리스트 사건, 방통위·고용부가 현장감사해야"

국민의힘도 이번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을 "MBC판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17일 배포한 성명에서 "MBC 경영진이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주도한 파업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해당 기자들을 보도와 관련 없는 직책으로 내쫓는 등 인사횡포를 저질렀음을 인정하는 또 다른 법원 결정이 나왔다"며 "보도 분야 전문성을 가진 기자에게 단순 업무를 강요한 경영진의 부도덕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가 밝힌 것처럼 '블랙리스트' 파문은 법이 인정한 불법 행위이자,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라고 규정한 미디어특위는 "더욱 심각한 문제는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소극적이라는 점"이라고 개탄했다.

미디어특위는 "지금이라도 철저히 검증해 마땅한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장 감사 등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며 "아울러 최승호 전 MBC 사장을 포함한 당시 경영진의 진심어린 사죄와 책임 있는 조치는 물론, MBC에 대한 방문진의 감사 역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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