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힌국의 반도체동맹 참여… 득보다 실 많을 것” 공개협박다음날 中외교부 대변인 "미국은 과학·경제를 무기화, 협박외교" 비난美 "한국은 스스로의 영향력 과소평가 말라… 中 압력에 굴복하면 안 돼”
  • ▲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삼성전자 제공.
    우리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동맹’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중국정부와 중국 관영매체가 협박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에 미국 안보전문가는 “반도체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활용하라”며 중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中외교부 대변인, ‘칩4동맹’ 가리켜 “미국의 협박외교”

    ‘칩4동맹’이란 미국이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한국·일본·대만과 협력체를 구성하려는 구상이다. 현재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반도체 공급망 협력에 동의한 상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칩4동맹’ 참여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한국이 참여하면 안 된다는 요지의 주장을 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은 자유무역 원칙을 표방하면서 국가 역량을 남용해 과학기술과 경제·무역문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고 협박외교를 일삼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깊이 융합된 상황에서 미국의 이런 행태는 흐름을 거스르는 것으로 민심을 얻지 못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관련 당사자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으로 공평하고 공정한 시장 원칙에 근거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한·중 언론은 “중국이 한국의 ‘칩4동맹’ 참여를 바라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中 관영매체 “韓, 반도체 협력체 참여하면 득보다 실이 클 것” 협박

    이 해석은 전날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의 주장에 영향을 받았다. 신문은 “미국의 정치적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칩4동맹 참여 요구에) 굴복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지난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 690억 달러(약 90조3070억원) 가운데 중국에 수출한 금액이 48%(약 43조3470억원)에 달한다며 “한국이 ‘칩4동맹’ 참여 결정을 미룬 이유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이를 대체하고자 독자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신문은 “지역 내 산업망 탈동조화(디커플링)로 혜택을 볼 나라는 없다. 지역 경제주체들은 미국의 전략을 따르지 말고 (중국과) 협력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고 희망했다.

    CSIS 부소장 “韓, 中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돼… 스스로 영향력 과소평가 말라”

    같은 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한국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안보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방송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제임스 앤드루 루이스 수석부소장 겸 전략기술연구국장의 주장을 소개했다. 루이스 부소장은 “한국이 ‘칩4동맹’ 참여하면 대중국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국내 일각의 우려에 “한국은 중국 반도체시장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을 활용해 맞서라”고 조언했다.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은 (한국의 반도체 영향력에) 대안이 없다”면서 “스스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산 반도체 구입을 중단하겠다고 말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한국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스스로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부소장은 이어 “반도체 강국인 한국은 다른 선도국인 미국·일본·대만과 협력관계 강화를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미국은) 합법적인 경쟁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성장을 가속화하는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이런 협력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 방한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칩4동맹’ 등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관계부처들도 ‘칩4동맹’ 참여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정부는 한국에 참여 여부를 8월 말까지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