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위한 정당'으로 만들겠다… 이재명 출마는 '반대'"입당한지 6개월 불과, 자격 없어… "비대위서 논의할 것"김빈 "추하다"… 현근택 "특정인 위해 당헌 바꿔야 하나"
  • ▲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뉴데일리 DB
    ▲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뉴데일리 DB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8월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6‧1 지방선거 '참패'를 책임지는 뜻으로 사퇴한지 불과 한 달 만에 내린 결정이라,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두고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출마 자격이 없는 박 전 위원장을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할 판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상황.

    비대위원장 사퇴 한 달만에…당 대표 출마 공식화

    박 전 위원장은 2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며 "민주당을 다시 국민을 위한 정당,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정당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이 자리에서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청년 출마자 연대 '그린벨트'의 결과 공유 행사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고민 중"이라며 "오래 걸리지 않는 시간 안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던 박 전 위원장은 하루 만에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주당의 당규 '제4호 제10조 피선거권'에 따르면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피선거권은 권리당원에게 있다'고 규정돼 있다. 또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만 당 대표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에 출마를 하려면 당원 가입을 한 지 6개월이 지나야 하는데 제가 아직 6개월이 안 됐다"며 "출마 당락은 우리 당 비대위와 당무위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서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내 계파 갈등이 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며 "당 의원들도 '분당의 우려도 있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 저도 동조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지점은 이 의원이 지금 여러 수사 문제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치보복'을 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인데 민주당에서는 이것을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라며 "또 다시 우리 민주당이 정말 해야 하는 민생은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박 전 위원장은 강병원‧박용진‧강훈식 등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 대생)'의 출마 움직임에 대해선 "당을 바꾸겠다는 용기를 내주신 건 정말 좋은 일"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출마 선언한 분들 중에 박용진 의원 빼고는 제가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을 때 계속 침묵을 일관하셨던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다가 당 대표가 돼 쇄신을 하겠다고 하는 게 국민 여러분들께서 납득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특정인을 위해 개정해야 하나…추하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를 두고 당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김빈 전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은 3일 페이스북에 "추하다"며 "그야말로 지방선거라는 비상 상황에서 외부 초대 손님이었던 박 전 위원장이 언론을 이용해 민주당을 겁박하다니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헌‧당규상 6개월 이상 당비를 체납하지 않은 정당한 권리 당원이 아닌 이상 당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에도 출마할 수 없다"며 "그런데 오늘 MBC 인터뷰에서 자신이 당 대표를 출마하겠다고 해놓고, 다만 자신은 권리당원이 아니기에 비대위가 출마 가능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는 그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비대위가 그 어떤 결정을 내려도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간사한 수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즉 민주당이 출마를 가능케 하면 자신의 출마가 가능해지고, 혹은 당이 당헌‧당규를 이유로 박지현의 출마를 좌절시키면 그 후에 박씨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겠지요"라며 "결국 어떻게든 자신의 출마를 가능케 만들기 위해 겁박의 수를 쓴 것"이라고 질타했다.

    현근택 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피선거권이 권리당원에게 있다는 것은 당헌‧당규에 규정된 것"이라며 "권리당원이 아닌 사람에게 피선거권을 주기 위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에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특정인을 위하여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하나"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