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곡물 사재기…전 세계 옥수수 비축량의 69%, 쌀 비축량의 60%, 밀 비축량의 51% 차지중국 비축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약탈로 곡물가격 치솟아, 빈곤국 4900만 기아 위기에 놓여
  • ▲ 중국 식량 사재기 보도ⓒWION 캡처
    ▲ 중국 식량 사재기 보도ⓒWION 캡처
    중국의 사재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약탈 행위가 전세계 식량 안보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럽의 곡창지대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해 곡물수출이 어려워지자 국제식량 가격이 치솟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빈곤국들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입하기 어려워지면서 식량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지난 수년간 전세계 식량을 비축하면서 곡물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니케이 신문에 따르면 전 세계 옥수수 비축량의 69%, 쌀 비축량의 60%, 밀 비축량의 51%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자연재해로 중국 생산량이 저조해도 2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중국이 식량 사재기를 하는 이유는 ▲시진핑의 식량안보정책 ▲ 불안정한 중국의 식량자급률 때문이다.

    시진핑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유지를 그의 통치 기본으로 삼았다. 대약진운동으로 수천 만 명의 중국인이 굶주림에 사망한 것을 직접 목격한 시진핑 주석은 집권 이후 식량 안보 정책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그는 "식량 쪽에서 큰 문제만 없으면 중국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시진핑이 식량 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또 다른 이유는 불안정한 식량자급률이다. 10년 전 90%이상이었던 식량자급률은 76%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도시화로 농촌인구는 계속 유출되고 있고, 공업화과정에서 토지 오염도 심각해 중국 전체 토지의 20%는 식용작물 재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중국 식량 생산량은 2015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추세다. 

    이에 중국은 부족한 국내 생산을 보충하기 위해 해외 곡물 생산업체를 사들이고 유전자변형(GM)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중국 일부 산업스파이들은 미국의 첨단 유전자변형 작물 관련 자료나 종자를 빼내려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일례로 중국의 농업회사 다베이눙의 임원 모하이룽은 몬샌토와 파이오니아가 개발한 유전자변형 옥수수 종자를 빼내 중국으로 반출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 ▲ 돌발질문하는 우크라이나 기자ⓒ더 가디언 캡처
    ▲ 돌발질문하는 우크라이나 기자ⓒ더 가디언 캡처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약탈 행위도 전세계 식량안보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가 흑해 항구 봉쇄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막으면서 전세계적 기아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60만 톤을 약탈해 그 중 10만톤은 시리아로 옮겼다. 데니스 마르추크 우크라이나 농업생산자조합(UAC) 부대표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곡물 절도와 농민들의 재산 파괴 행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가 식량위기를 초래했다면서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이처럼 책임을 다른데로 돌리는 러시아에게 한 우크라이나 기자가 돌직구를 던졌다. 지난 8일 세르게이 러시아 외무장관은 터키를 방문해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재개 논의를 했다. 이후 기자회견장에서 한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기자는 몇차례 손을 들어도 자신에게 질문 기회가 오지 않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세르게이 외무장관에게 직접 돌발질문을 했다.

    그는 "꼭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 러시아는 곡류 외 어떤 다른 물건을 우크라이나에서 훔쳤으며 그걸 누구에게 팔았는가"라고 날 선 질문을 던졌다.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 이내 평정심을 찾은 세르게이 장관은 “우크라이나인들은 항상 무엇을 훔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훔칠 궁리를 하는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오히려 우크라이나라고 역공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곡물 수출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다. 곡물을 실은 배가 항구를 떠나기 위해서는 젤렌스키가 명령을 내려야 한다. 그뿐이다”라고 답하며 우크라이나 정부측에 책임을 전가했다.

    한편, 유엔식량기구는 기후변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장기화로 전 세계 4900만 명이 기근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