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워싱턴 D.C에서 개회… 핀란드 “총리 참가, 회의 주제 비공개” 밝혀1954년 네델란드 베른하르트 왕자가 빌더버그 호텔서 첫 회의… 올해가 68회째
  • ▲ '음모론의 중심'에 선 빌더버그 그룹이 탄생한 네덜란드 빌더버그 호텔. ⓒ여행 사이트 '부킹닷컴' 소개페이지 캡쳐.
    ▲ '음모론의 중심'에 선 빌더버그 그룹이 탄생한 네덜란드 빌더버그 호텔. ⓒ여행 사이트 '부킹닷컴' 소개페이지 캡쳐.
    트럼프 정부와 코로나 대유행을 거치면서 범지구적 규모로 확대 재생산된 음모론에 꼭 등장하는 조직이 ‘빌더버그 그룹’이다. 이들이 갖는 회의가 6월 2~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핀란드 정부를 통해 전해졌다.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 빌더버그 그룹 회의 참석 차 미국 방문”

    핀란드 정부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산나 마린 총리가 빌더버그 그룹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부터 4일까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어 핀란드 정부는 “연례회의인 빌더버그 그룹 회의는 유럽과 북미의 정치인, 언론인, 연구원 기업 최고경영자(CEO), 전문가 사이의 비공식적이고 비밀스러운 의견 교환 기회”라고만 설명했다. 회의에 어떤 사람이 참석하는지, 마린 총리가 워싱턴 방문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을 만날 예정인지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았다.

    산나 마린 총리는 1985년 11월생(36세)으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정상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1954년 네델란드 왕자가 주도해 창설

    음모론자 가운데는 빌더버그 그룹이 비밀조직이어서 정체가 무엇인지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빌더버그 그룹 회의는 철저한 비밀주의 원칙에 따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언론 취재조차 금지돼 있다”는 설명도 붙인다. 최근에는 매년 5~6월 열리던 회의가 2020년부터 열리지 않아 음모론자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회의가 열리지 않은 이유는 코로나 대유행 때문이었다. 또한 빌더버그 그룹은 수 년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회의가 끝난 뒤 논의한 주제와 참석자 이름, 소속, 직함 등을 공개하고 있다. 또한 자주 묻는 질문(FAQ) 코너를 통해 빌더버그 그룹과 회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들이 밝힌 데 따르면 빌더버그 그룹은 유럽 복구와 냉전이 시작된 이후 유럽과 북미 엘리트들이 두 지역의 공통적 이익과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사익(私益)은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1954년 네덜란드 베른하르트 왕자가 주도한 이 모임의 이름이 ‘빌더버그 그룹’이 된 것은 첫 회의가 열린 곳이 네덜란드 소재 빌더버그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빌더버그 그룹 운영은 ‘빌더버그 회의 재단’이 맡는다. 현재 재단은 빅터 할버슈타트 네덜란드 레이덴 대학 경제학 교수와 마리-조세 크래비스 미국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공동 이사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회의 참석자는 재단 측이 선정해 초청한다. 매년 120~130명의 정치인, 고위관료, 언론인, 학자, 기업인, 금융인, 각 분야 전문가들이 초청을 받는다. 이런 식으로 매년 참석자가 수십 명씩 바뀌기 때문에 ‘빌더버그 그룹’이라는 별도의 조직은 없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2019년 제67회 빌더버그 그룹 회의 핵심 트랜드는 ‘미래’

    빌더버그 그룹이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데 따르면 제67회 회의는 2019년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스위스 휴양지 몽트뢰에서 열렸다. 몽테뉴 인스티튜트의 앙리 드 카스트리에스 회장, 마리-조세 크래비스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 레이던 대학의 빅터 할버슈타트 경제학 교수, 폴 아흘라이트너 도이치방크 회장이 이사진을 맡아 회의를 진행했다.

    또한 회의에는 마리-조세 크레비스 선임연구원의 남편이자 사모펀드 KKR의 공동 설립자 헨리 크래비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째 사위인 제라드 쿠쉬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마크 J.카니 영국중앙은행(영란은행) 총재, 다니엘 매튜 미국 국방부 우주기술개발국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등 23개국에서 온 130여명의 학자, 언론인, 정치인, 군인, 정보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제67회 회의 주제는 ▲안정적 전략질서 ▲차세대 유럽 ▲기후변화와 지속가능 ▲중국 ▲러시아 ▲자본주의의 미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인공지능 윤리 ▲소셜미디어의 무기화 ▲ 우주의 중요성 ▲사이버 위협이었다. 이를 관통하는 주제어는 ‘미래’였다.

    제68회 빌더버그 그룹 회의 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한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제68회 빌더버그 그룹 회의에 참가하는 것을 놓고 외부에서는 올해 회의 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겉으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지만, 두 나라 문제에다 세계 공급망까지 얽히면서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핀란드가 수십 년 동안의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나토에 가입하겠다는 뜻을 공표한 것도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