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 조지워싱턴대서 바이든 정부 대중국 전략 발표…정부 출범 16개월 만에“中, 국제질서 바꾸려는 의도·능력 갖춰…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도전 간주”美 “中과 충돌할 의도 없어”… 계속 도전하면 美 의도 따르도록 환경 조성할 것
  • ▲ 현지시간 26일,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美국무부 제공영상 캡쳐.
    ▲ 현지시간 26일,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美국무부 제공영상 캡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대중국 전략을 공개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16개월 만이다.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 등 대량살상무기 비확산과 군축, 기후변화, 코로나 등 다양한 주제에서 중국과 협력하기를 바라지만 중국이 국제질서를 바꾸려는 시도를 계속 한다면 개방적이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기존의 국제질서에 따라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는 요지였다.

    “中, 국제질서 바꾸려는 의도·능력 갖춘 유일한 국가…동맹국과 함께 맞설 것”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중국은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증가하는 경제·외교·군사·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를 실행할 능력을 갖춘 유일한 나라”라며 “중국이 추구하는 목표(비전)는 지난 75년 동안 이뤄진 세계적 진보의 많은 부분을 지탱해 온 보편적 가치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자신들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법과 합의, 원칙, 제도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사용하기 보다는 이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에서는 더욱 억압적이고 해외에서는 더욱 공격적이 됐다”며 시진핑 체제 하에서 중국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미국)는 중국을 국제질서에 대한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도전으로 삼고, 대응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중국과의 충돌이나 신냉전, 중국의 역할을 봉쇄하는 것은 미국의 의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사안서 中과 소통강화…안 된다면 中 둘러싼 환경 바꿀 것”

    그는 이어 “세계가 일촉즉발의 순간이며 이런 시기에는 외교가 필수적이다. 우리는 모든 사안에 있어 중국과 직접 소통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중국이 궤도를 바꿀 것이라고 기대만 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포괄적인 국제체제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를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바꿔 따라올 수밖에 없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경쟁력, 혁신, 민주주의에 투자하는 한편 동맹국·협력국과 공동의 목적·대의(common cause)를 갖고 행동할 것이며 국익을 보호하고 미래 비전을 건설하기 위해 중국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규범에 바탕을 둔 국제질서’ ‘공정한 경쟁’ ‘자유로운 상업 및 인적교류’ 같은 가치를 동맹국·협력국과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안보동맹을 재확인하고 경제기술 협력을 심화하기로 한 점이 대중국 전략의 일환이라고 블링컨 장관은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중국이 제기한 도전의 규모와 범위는 미국의 외교를 시험할 것”이라며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수준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중국에 대해 건설적인 관여를 할 것이며 이것이 세계가 강대국에게 기대하는 것이며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中 향해 “이란·북한 핵개발 문제 해결 위해 함께 일해야”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전략에는 북핵 문제도 포함돼 있었다. 블링컨 장관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과 군비통제, 즉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줄여온 이런 규범과 조약을 준수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이익”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이란·북한 핵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하고, 다른 나라들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핵보유국으로서 각자의 책임에 대해 중국과 직접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홍콩의 민주주의 침해, 신장·티베트 지역에 대한 인권 탄압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이런 문제를 내부의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중국에게 반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화, 안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이런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변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밖에도 기후변화, 코로나 대유행, 세계식량위기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무부 내에 중국 정책의 조정과 실행을 총괄하고, 의회와의 협력을 맡을 ‘차이나 하우스’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