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얘기는 어제 많이 했으니까 웬만하면…" 기자들 질문에 딴소리"이준석 징계하라"… 민주당 '성비위' 사과 하루 만에 되레 역공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민주당 내 성비위 사건에 침묵했다. 6·1지방선거를 두고 터진 악재를 침묵해 지워내겠다는 태도다. 

    이 위원장은 13일 오전 경기도에 위치한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첫 번째 중앙선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당 내 성비위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재명, 성비위 문제와 선 그으며 민주당 심판론 경계

    이 위원장은 오히려 지방선거에서 제기될 민주당 심판론을 경계하며 일꾼론을 들고 나왔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께서 심판과 일꾼 중에 심판을 선택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유능한 일꾼을 뽑기 위한 선거"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후에도 박완주 무소속 의원의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의 성비위 관련 질문에 이 위원장은 "다른 이야기는 어제 많이 했으니까 웬만하면 경기도 이야기만 합시다"라며 관련 질문을 차단했다. 

    민주당은 12일 박 의원을 제명했다. 박 의원이 보좌진을 성추행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민주당 중앙당에 제보가 접수돼 당 윤리감찰단이 자체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대표해 사과 드린다"며 "박 의원에 대한 최고 수준의 징계와 함께 당헌·당규 개정 등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준석 성비위 언급하며 오히려 역공

    이 위원장이 성비위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내 성비위 문제가 치명적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민주당이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3일 통화에서 "계속해서 당에서 성비위 사건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시점마저 최악"이라며 "선대위에서도 고민이 많겠지만, 선대위 차원에서 이미 사과했으니 이번 일을 계속 언급하는 것은 전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침묵에 그치지 않고 되레 국민의힘을 향해 역공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제기된 성 상납 의혹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박 위원장은 13일 선대위 회의에서 "이준석 대표는 성 상납과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는데, 징계 절차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며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