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발트해 인근 칼리닌그라드에서 핵 타격, 화학무기 대응훈련 실시'9일 전면전 선포' 소문에는 "터무니없는 말… 귀 기울이지 말라” 반박
  • ▲ 러시아군이 칼리닌그라드에서 가상적국에 대한 핵공격 훈련을 실시했다는 모스크바 타임스 보도. ⓒ모스크바 타임스 트위터 캡쳐.
    ▲ 러시아군이 칼리닌그라드에서 가상적국에 대한 핵공격 훈련을 실시했다는 모스크바 타임스 보도. ⓒ모스크바 타임스 트위터 캡쳐.
    ‘핵공격’ 운운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 등 서방진영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 회원국의 모든 운송수단을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발트해 인근에서는 핵공격 및 핵·화학무기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러 국방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하는 나토 운송수단은 공격 대상”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보낸 무기를 수송하는 항공기 등도 정당한 공격 목표”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 등이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RIA)’을 인용한 데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이날 국방관련 회의에서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무기와 군수품을 싣고 그 영토에 들어간, 나토의 그 어떤 운송수단도 정당한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쇼이구 장관은 또한 “푸틴 대통령의 기밀명령에 따라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 있는 아조프스탈 제철소를 포위, 안전하게 봉쇄했다”고 덧붙였다. 마리우폴 함락이 머지않았다는 의미라고 외신들은 풀이했다.

    러,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서 육·해상 합동 핵공격 훈련 실시

    같은 날 러시아군은 발트해 연안에 있는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에서 핵공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칼리닌그라드 육상과 해상에서 가상 적국의 주요시설을 목표로 핵미사일 공격을 하는 훈련과 이후 적의 핵 보복을 피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육상에서는 핵탄두 탑재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해상에서는 발트함대 소속 전투함들을 훈련에 동원했다. 동시에 1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핵·화학무기 공격 시 대응훈련도 실시했다.

    발트해 연안에 있는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러시아의 역외 영토이자 유일한 부동항(不凍港)이기도 하다. 발트 함대의 모항(母港) 역할도 맡는다. 바다 건너에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있다. 러시아가 이런 칼리닌그라드에서 핵공격 훈련을 실시하자 유럽 언론들은 “그동안 중립국으로 군사동맹에 가입하지 않았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최근 나토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위협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부터 ‘핵전쟁’ 위협하던 러, 9일 ‘전면전 선포설’은 극구 부인

    러시아는 지난 4월 20일 칼리닌그라드에서 초대형 다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맛’ 시험발사를 실시한 뒤부터 미국과 나토를 향해 ‘핵전쟁’ 위협을 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 공격과 공습도 한층 강화했다.

    때문에 서방 안보전문가들과 관료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2차 대전 전승기념일’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 선포 및 총동원령을 내리고,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원 나토 운송수단에 대한 공격 선언과 핵공격 훈련 사실까지 밝히자 이 전망대로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러시아 대통령궁은 4일 “그럴 가능성(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가능성)은 없다.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9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 선포나 총동원령을 통한 국가적 징병 계획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러시아 국민들은 징병제를 다시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