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인물일수록"… 안철수, 분당갑 이어 '험지 출마론' 부상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6·1지방선거 출마설과 관련,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 '전략공천설'에 이어 이번에는 '험지 출마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당 일각에서 안 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보선 출마를 언급하는 것과 관련 "큰 인물일수록 험지 출마를 권장받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통화에서 안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설과 관련해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도 있겠다"면서도 "안철수 대표 같으신 분, 이런 분들은 큰 지도자로서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우리 당의 지지를 좀 더 외연을 확장하고 중도를 넓히기 위해서 험지 같은 곳에 나가서 출마해서 이겨 주시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언급했다.

안 위원장의 '험지 출마론'을 주장한 김 의원은 '인천 계양을이나 이런 쪽으로 가는 것이 더 낫다 이런 말씀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어떤 지역을 특정해서 말씀드리기는 그렇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지금 인천 계양을에 나온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안 위원장이 성남 분당갑 등 자당에 유리한 지역구 보궐선거에 각각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자 정면승부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김 의원의 주장에 이 대표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어제 방송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는데, 누구와 상의하고 한 얘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안 위원장의 전략공천 가능성과 관련 "지난 최고위 직후에 이번 선거는 전략공천 활용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며 "특정 지역과 결부해 말한 것은 아니고 이번에는 시기상 모든 지역에서 경선을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한 것인데, 관심 가는 인물과 결부해 생각하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인천 계양을 차출론이 따르는 이 고문을 향해서는 "분당구 수내동 주민인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고향·기반이라고 추켜올리던 성남 분당구를 버리고 계양을에 출마한다면 그야말로 이례적인 상황이고 보신주의적인 출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지방선거 출마론에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분당갑 출마를 고민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다른 말씀 드릴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또 '분당갑이 아니어도 이재명 고문과 맞서 출마하라는 요구가 있다면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도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6·1지방선거가 2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과 이 고문 등 차기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빅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안 위원장과 이 고문의) 빅매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지금 (민주)당이 대선 패배로 가라앉아 있는데 기세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빅매치는 의미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