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덕수 인사청문회… 민주·정의, 또 "자료 부족하다" 트집한덕수 "김앤장 간 목적은 해외투자 유치하고 공공외교 위한 것""잘만 하면 우리나라 5년 내 세계경제 5위나 7위까지 갈 수 있다"
  •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공동취재단)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공동취재단)
    여야가 2일 한덕수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의 국무총리직 수행 적절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당초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지난달 25∼26일 열렸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자료 부실제출을 이유로 청문회를 보이콧 해 여야가 다시 잡은 일정에 따라 이날 열렸다.

    여야, 자료 제출 놓고 초반부터 충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이날 청문회 시작부터 한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가 부족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참담한 심정이다. 인청특위가 충실한 자료 제출을 촉구했지만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며 "검증도 시급한데 언제까지 자료 제출을 촉구하며 시간을 허비해야 하나"라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이어 "김앤장의 해외 자본 유치 성과, 배우자의 그림을 산 구매자의 이름을 가려서라도 알려 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 "범칙금 내역, 주택자금 대출 내역, 주민등록지 변동현황에 대해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로 제출을 거부하는 게 정상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의당 간사인 배진교 의원도 "후보자뿐 아니라 배우자에 대한 정보도 함께 살펴봐야 재산 축적이든 부동산 문제든 정확하게 보인다"며 "정말 사생활에 대한 것이 아니라면 '개인정보활용 비동의'로 공공기관에 있는 자료가 제출 안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질타에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현재까지 제출 요청한 1699건은 다른 후보자에 비해 배 이상 많은 건수이기는 하다"며 "제가 볼 때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줄 것은 준 것 같은데, 그래도 (추가 제출을) 살펴봐 달라"고 한 후보자를 비호했다.

    한덕수, 김앤장·론스타·배우자 그림 등 논란에 반박

    여야는 한 후보자의 김앤장 고액 보수 및 회전문 인사 논란, 론스타와 연관성, 배우자 그림 고가 판매 의혹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한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를 향해 "회전문에서도 역대급"이라며 "공직에 있다가 김앤장에 갔고, 공직에서 또다시 김앤장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공직을 맡으려고 여기에 왔다. 정확히 두 바퀴 돌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도 김오수 총장이 법무부 연수원장, 법무부차관, 법무법인 화현 고문변호사를 거쳐 총장이 됐다"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차관으로 있다가 CJ ENM 고문에 있다가 장관이 됐다"고 맞받아쳤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에 간 목적은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경제를 설명하고 공공외교를 하던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제가 한 일이 이제까지 한 공공적 요소하고 크게 배치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김앤장에서 고액연봉을 받았다는 지적에는 "국민 눈높이로 보면 조금 송구스러운 측면은 있다"면서도 "특히 제가 그런 케이스(이해충돌)에 관여된 것이 한 건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로펌 업계에서는 한 후보자 같은 분을 모시면 '빅샷'(Big Shot·거물)이라고 한다. 위상과 영업과 관련해서 많은 혜택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최강욱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저는 제 일생을 살면서 제가 한 번도 빅샷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한 후보자가 2014년 정부와 론스타 간 국제투자분쟁소송 당시 론스타에 유리하게 진술했다는 의혹도 언급됐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론스타 측이 2014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출한 증인서면답변서에 한 후보자의 언급이 인용됐다며 해당 발언을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시 한 후보자는 "한국사회는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너무 강하다" "국회와 국민, 언론매체들이 모두 외국자본에 대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인 것은 문제가 있다" 등의 언급을 했다.

    한 후보자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있다"면서도 "론스타와 전혀 관련 없는 시각에서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 후보자는 이어 "제가 그 이후 론스타가 (제 발언을) 그렇게 해석한 것이 틀렸다는 것을 조목조목 반박을 했다"며 "론스타는 제가 얘기한 일부분을 갖고서 전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몰아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화가인 한 후보자의 배우자 최모 씨가 재벌가에 자신의 그림 4점을 총 3900만원을 받고 판매한 것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전업주부인 배우자 재산이 (한 후보자가) 공직을 떠나고 10년 새 12억원, 2배 증가했다"며 "배우자가 아마추어 작가인데 (그림을) 1억원에 팔았다. 그런데 누구에게 언제 팔렸는지는 사생활이라고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 후보자는 이와 관련 "만약 제 덕을 보려고 했다면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전시회를 했을 것"이라며 "오해를 받을까 봐 (전시회를) 안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후보자는 이어 자신의 배우자가 "거의 프로"라며 "제 배우자는 대학교 3학년, 1969년에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에 출품해서 국회의장상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잘하면 5년 내 세계 5~7위 갈 수 있어"

    한 후보자는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과 관련 "잘만 하면 우리나라가 5년 내에 (경제규모) 5위나 7위까지 갈 수 있다"면서도 "퍼펙트 스톰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다시는 7위, 8위에 오를 수 있는 길을 놓칠 것 같아서 굉장히 절박하다"고 평가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비전이 무엇인가'라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질문에 이같이 답한 한 후보자는 "정치권, 언론, 행정부, 일반국민, NGO(비영리기구), 모든 기업들이 다 모여서 국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엄청난 자기혁신과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는 "잠재성장률이 (최근) 5년에 거의 1%씩 떨어지고 있어서 조금만 가면 아마 0%가 될 것 같다"며 "고령화가 되며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꾸 줄어드는 것이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생산성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갈등, 양극화, 그리고 통합과 협치"라고 규정한 한 후보자는 "통합과 협치 없이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