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합의 직후 여론조사서 김은혜, 김동연에 '오차 밖' 역전당해15~16일 김은혜 48.6%, 김동연 43.1%… 23~24일 김은혜 41%, 김동연 48.8%국민의힘 홈페이지에 "찍어준 선택 깊은 후회" 지지 철회 글 쏟아져국힘 내부서도 "왜 굳이 중재안에 합의했는지"…권성동 행동 의문
  •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중재안 합의가 6·1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원들 반발에 중재안 재논의를 결정한 만큼 향후 행보에 따라 비판적 여론이 바뀔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당원들, 지지 철회 선언 이어져

    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한 후 첫 주말부터 이날까지 국민의힘 홈페이지 등에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당원은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지방선거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모 씨는 "배신자 권성동이 당에 남아 있으면 지방선거 폭삭 망한다"고 적었고, 이모 씨는 "권성동이 자진사퇴할 때까지 (당원들이) 투쟁해야 한다. 당비 납부부터 거절해야 한다"고 적었다.

    임모 씨는 "평생 처음으로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크게 기대는 안 했어도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행보에서 내건 공정과 정의라는 이름에 구색은 맞추려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었다"며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한 모습을 지켜보며 절망과 울화를 넘어 당신들을 지지하며 내 귀한 한 표를 찍어준 선택에 깊은 자책과 후회의 감정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당원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자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중재안 재논의 카드를 꺼냈다. 윤석열정부의 안정적인 초반 국정운영을 위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만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 후 "당장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이 수사받기 싫어 짬짜미(담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며 "국민이 오해하게 만든 것은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민주당도 열린 마음으로 재논의에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중재안에 합의한 이후 격전지인 경기도지사선거 가상대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23~24일 이틀간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차기 경기지사후보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48.8%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41.0%로 조사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3.5%p) 밖인 7.8%p다.

    지난 15~16일 이틀간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주 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48.6%, 김동연 후보는 43.1%로 집계된 것과 정반대 결과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

    당 내부에서도 권성동 비판 목소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권 원내대표 선택에 의문을 품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해서라면 검수완박법이 통과되도록 가만히 놔두면 된다.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국민을 볼모로 잡는 것은 좋지 않다"며 "그래서 우리가 법안을 막아야 할 명분이 있었다"고 권 원내대표의 중재안 합의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도 통화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의석 수에 밀려) 합의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왜 굳이 중재안에 합의했느냐에 대한 의문은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지방선거에서 악영향이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선거에서) 중도층 흡수가 중요하다. 검수완박법 같은 논의는 폭넓게 오랜 기간 얘기해야 하는데, 섣불리 합의하는 것은 중도층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 인사는 "중재안 재논의를 우리가 당론으로 잡았으니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이 그나마 불식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유무선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90%, 유선전화 RDD 10% 비율로 피조사자를 선정했으며, 최종 응답률은 4.0%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