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 선거운동 동원 정황2013년 4월30일자 '정영학 녹취록'…"남욱은 선관위 잡아라"野 "유동규가 받은 3억6천, 이재명 선거자금으로 사용됐나"
  • ▲ 남욱 변호사.ⓒ강민석 기자
    ▲ 남욱 변호사.ⓒ강민석 기자
    국민의힘이 '대장동 일당' 사이에서 오고 간 것으로 알려진 자금 일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2014년 성남시장 재선 선거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재선 위해 선관위 잡아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유동규가 3억6000만원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시기상으로 이재명 시장의 재선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제가 하는 말이나 녹취록이 일찍 공개됐으면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고 하는 남욱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3년 4월30일자 '정영학 녹취록'에는 남욱 변호사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통화 시기는 2014년 6·4 지방선거를 1년1개월 앞둔 시점이다.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이른바 '대장동 일당'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재선 선거운동에 동원하려고 한 정황이 포착된다. 녹취록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에게 "(유 전 본부장이) 내년(2014년) 6월 선거를 앞두고 그 전에 터트릴지, 대장동을, 그 후에 터트릴지 고민을 같이 해서 어떡하면 니네도 돈벌이가 되고 돈을 많이 이익을 극대화하고, (이재명) 시장님 재선을 위해서 어떤 식의 도움이 되는지 서로 상의해서 조율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절대 (이재명) 시장님이 배신 못하게 하겠다"

    남 변호사는 이어 "정확하게 제 기억나는 대로 워딩을 그냥 들은 대로 해 드릴게요"라면서 "(유 전 본부장이) 시장님 선거를 어떻게 우리가 당선시킬 거냐에 너랑 나는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야 된다, 무조건. 은밀하게 선관위 쪽 라인을 좀 대봐라. 너만. 아무도 모르게. 결국은 내가 '이거 다 남욱이가 한 겁니다, 시장님. 이렇게까지 했습니다'(라고 이 시장에게 이야기하겠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는 "검찰 라인은 만배형(김만배씨), 경찰 라인은 재창이(정재창씨)"라며 "은밀하게 선관위 쪽 사람 하나만 붙여놔라. 너 혼자. 그래 갖고 결정적인 순간에 딱 해 갖고 절대 시장님이 배신 못하게끔 나도 만들 테니까 그런 걱정하지 말고(라고 했다)"고 전했다.

    녹취록에서 등장하는 김만배씨는 화천대유 대주주이고, 정재창씨는 대장동 사업 수익을 얻기 위해 남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 등에게 뇌물을 건넨 것을 폭로하겠다며 120억원을 받아간 '공갈 및 협박'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인물이다.

    지난 2월28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검찰에 "유 전 본부장이 2014년 자신이 전달한 3억6000만원을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 선거운동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 "3억6천, 이재명 재선 선거자금 사용 가능성"… 민주당 "사실무근"

    남 변호사는 또 지난해 11월에도 검찰 조사에서 "김씨(김만배씨)가 그(12억원)중 3억6000만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준 것으로 들었다"며 "유 전 본부장이 3억6000만원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시기상으로 이재명 시장의 재선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파악한 내역과 남 변호사의 진술에 따르면 2014년 5~9월 대장동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가 남 변호사에게 22억5000만원을 건넸고, 그중 일부인 12억원을 남 변호사가 김씨에게 전달했으며, 김씨가 그중 3억6000만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다만 민주당은 남 변호사가 진술했다는 3억6000만원의 용처와 관련,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나아가 김은혜 국민의힘 공보단장이 지난 2월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2013년 4월17일자 '정영학 녹취록'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1000억원만 있으면 대장동이든 뭐든 관심없다"고 말한 정황이 나타났다.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이재명) 시장님도 나한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이거는 진짜 너하고 나하고만 알아야 된다.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1000억원만 있으면 되잖아. 그러면 해결돼. 나는 그러면 대장동이든 뭐든 관심없어. 니가 알아서 해. 그것만 만들어"라고 전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는 남 변호사가 제3자로부터 들은 내용을 정 회계사에게 전달하는 대목이다.

    김 공보단장은 이를 두고 "남욱이 (정 회계사에게) 전한 유동규의 말"이라며 "이재명 시장은 유동규를 만나 어떤 그림을 그려 줬나"라고 쏘아붙였다.

    野 "이재명, 대장동 일단 편의 봐주고 혜택 취한 것 아니냐"

    이에 대해 김기현 원내대표는 1일 회의에서 "민주당이 신뢰해 마지않는 녹취록에는 '나는 그러면 대장동이든 뭐든 관심 없다'라고 했다는 통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액수와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라며 "평범한 국민들은 평생 꿈꾸지도 못하고 구경하지도 못할 1000억이라는 자금이 왜 필요했는지, 혹여 선거 준비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시 이 후보가 결재권자로서 대장동 민간사업자 일당의 편의를 봐주는 조건으로 상당한 혜택을 취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작정하고 몸통을 은폐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검찰의 의도적 부실수사와 집권여당의 계획적인 방해로 대선 전 대장동 특검법 처리는 물건너갔다"라며 "이런 가운데 이 후보와 민주당은 하루도 안 돼 들통날 거짓말로 제1야당 대선후보에게 대장동이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비열한 정치공세에 화력을 집중해왔던 것"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