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 "더 근무할 방법이 없다"… 검찰 내부망에 사의 표명'친정부' 박은정 지청장과 갈등설… 박 지청장, 2020년 윤석열 중징계 주도하기도김진태 "더이상 성남지청에 사건 못 맡겨"… 김오수 검찰총장, 진상조사 지시
  • ▲ 박은정 성남지청장. ⓒ뉴시스
    ▲ 박은정 성남지청장.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성남FC 후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던 박하영(48·사법연수원 31기)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 차장검사가 해당 사건 처리를 두고 '친정부 성향'의 박은정(50·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과 갈등을 빚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는 전날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봤지만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의를 밝혔다.

    "동료 및 후배, 수사관, 실무관님들에게 죄송"

    그러면서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한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 및 후배 검사님들, 수사관님들, 실무관님들과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 희노애락을 공유하고 자그만한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도 못한 채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썼다.

    박 차장검사는 이와 함께 민중가요로 알려진 '사노라면'을 직접 불러 녹음한 파일을 첨부하기도 했다. 이 노래는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등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박 차장검사는 이 후보가 2015년 성남FC 구단주(성남시장)로 있을 때 각종 인허가 등 편의를 봐주겠다는 대가로 여러 기업으로부터 광고비 명목의 160억원을 받은 '성남FC 후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다. 

    분당서 불송치 결정 이후 성남지청에서 재수사 검토

    해당 의혹은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가 지난해 9월 수사하다가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고발인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며 성남지청에 다시 배당됐다. 박 차장검사는 이 사건 재수사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박 지청장이 여기에 관여하며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지청장은 지난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근무할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중징계를 주도한 바 있다. '친정부 성향' 검사로 분류되며, 지난해 검찰 인사에서 성남지청장으로 영전했다.

    하지만 성남지청은 전날 공식 입장을 내고 수사를 막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남지청은 "성남FC 사건은 성남지청 수사과에서 수사를 진행해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했고, 경찰에서도 3년 3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해 무혐의 불송치 종결한 사안"이라며 "성남지청은 성남치청 수사과 수사기록과 경찰 수사기록을 법과 원칙에 따라 검토 중이다. 수사 종결을 지시했다거나 보완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종현 기자
    ▲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종현 기자
    김진태 "성남 FC 사건 특검해라"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논란을 두고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6일 "성남 FC 사건을 중단하고 특검에 넘겨라"며 "대표적인 추미애라인 검사인 박은정 성남지청장에게 사건처리가 막히자 항의성 사표를 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을 당장 기소한다는 것도 아니고,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마저도 지청장이 막았다는 소리가 들린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정권에 아부하기 위해 법도 양심도 팽개친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대검은 즉시 박은정 지청장의 직권남용 경위를 감찰조사 해야 한다"며 "더 이상 성남지청엔 사건을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김오수 검찰총장이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CBS노컷뉴스는 이날 "김 총장은 이날 신성식(57·27기) 수원지검장에게 박 차장의 수사 종결 지시 의혹이 사실인지 파악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