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 10명, 14일 MBC 항의방문… 박성제 사장과 25분간 면담시민단체와도 충돌… 법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 14일에 결론홍준표 "해프닝에 가처분 신청, 국민적 관심사로 만들어… 어이없다" 쓴소리
  •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14일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할 예정인 서울 마포구 MBC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뉴시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14일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할 예정인 서울 마포구 MBC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뉴시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14일 윤석열 대통령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공개를 예고한 MBC를 항의방문하는 등 총력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MBC 진입을 막기 위한 시민단체와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건희 7시간' 총력저지, 시민단체와 충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등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를 찾아 "편파방송을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지난 13일 MBC를 상대로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한 데 이은 대응조치다. 항의

    방문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박대출·이채익·박성중·김형동·유상범·정경희·정희용 의원 등 10여 명이 집결했다.

    김 원내대표는 MBC 본사 앞에서 "불공정 편파방송을 해서는 안 된다는 명백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MBC는 끝내 권력 편에 서서 자신들의 권한과 지위만 차지한 채 국민 목소리에 귀 닫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의원도 이 자리에서 "우리가 여기로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윤 후보 배우자의 불법 음성파일을 (MBC가) 방송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음성권을 위반했다. 함부로 음성을 녹취해 보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해명할 수 있는 기간도 적고 조작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MBC 사옥 앞에서 이들의 방문을 막아선 시민단체와 1시간가량 대치했다. 현장은 돌발상황을 막기 위해 출동한 경찰과 취재진, 의원들과 시민단체 등이 뒤섞이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다만 박성제 MBC 사장이 의원들과 면담하기로 하면서 대치상황은 일단락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사장과 약 25분간 면담한 뒤 별다른 브리핑 없이 MBC 본사를 떠났다.

    국민의힘 "이모 씨, 불법 녹음 목적으로 김건희 씨에 거짓으로 접근"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측으로부터 7시간 분량의 김건희 씨 통화 녹음파일을 건네받아 오는 16일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불법 녹취'이자 '편파방송'이라는 지적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이모 씨(서울의소리 측)는 처음부터 불법 녹음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해가며 김건희 대표에게 접근했고 사적 대화를 가정하여 첫 통화부터 마지막까지 몰래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어 "방송법 제33조, 제100조, 그리고 방송심의규정(제19조)에 의하면, 사적 전화는 당사자 동의 없이 방송할 수 없다"며 "거짓으로 접근하여 유도한 대화를 몰래 녹음한 파일은 헌법상 사생활보호 원칙, 인격권에 위배되는 명백한 불법이지, 언론자유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그러나 이 같은 대응이 '과민반응'이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홍준표 "헤프닝으로 무시하고 흘려버렸어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냥 헤프닝으로 무시하고 흘려버렸어야 했을 돌발사건을 가처분 신청하여 국민적 관심사로 만들어놓고 이를 막으려고 해본들 권위주의 시대도 아닌 지금 언로를 막을 수 있다고 보시는가"라며 "참 어이없는 대책들만 난무하다"고 개탄했다.

    홍 의원은 "우리 당은 섣부른 수사기관 출신 정치인들이 큰 문제이고, 그들이 계속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며 "그만들 하시라. 윤 후보만 수렁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국민의힘이 김건희 씨 명의로 제기한 MBC 방송금지가처분 신청과 관련, 이날 중 결론을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