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가 NH농협서 빌린 210억, 美 델라웨어주 소재 페이퍼컴퍼니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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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천대유자산관리. ⓒ강민석 기자
대장동 개발의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2018년 미국 내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델라웨어주 소재 페이퍼컴퍼니로부터 152억원을 빌렸다고 6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화천대유, 투자자 숨기고 자금 대여이 매체는 "화천대유가 2018년 4월 NH농협은행에서 대장동 사업지구 'A12블록(판교더샵포레스트)' 수익권을 담보로 210억원을 차입했다"며 "이 돈은 리딩투자증권의 '리딩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호'가 빌려줬는데, 미국 델라웨어주 소재 '어니언 그랜드 애비뉴 파트너스(ONION GRAND AVENUE PARTNERS)'라는 페이퍼 컴퍼니에서 나왔다"고 전했다.이 회사의 본사 주소지는 델라웨어주 월밍턴 도심 한복판에 있는 4층 높이의 붉은색 건물로 돼 있다고 한다. 델라웨어주는 법인을 설립할 때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공개할 필요가 없는데, 주 전체의 140만개 페이퍼컴퍼니 중 28만개가 이 건물에 본사 주소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美 업체, 189억 회수 뒤 해산화천대유와 이 회사 사이에 자금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201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8년 4월 대장동 사업 지구 A12블록의 분양 수익을 담보로 농협은행에서 210억원을 빌렸다고만 했다.보도에 따르면, 이 페이퍼컴퍼니는 2018년 1월 4일 설립됐고, 설립 3개월여 만에 한국 사모펀드인 '리딩 전문투자형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2호'에 152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다시 NH농협에 돈을 맡겼고, 이후에 화천대유로 돈이 흘러들어 갔다.투자처를 지정하고, 투자자는 숨기는 '특정금전 신탁' 방식이라는 분석이다.화천대유가 다른 회사들보다 높은 이자율로 이 회사에 돈을 빌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화천대유는 이 회사로부터 연 이자율 18%의 고금리에 돈을 빌렸는데, 같은 기간 다른 회사들로부터 연 이자율 4%에 빌린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이 회사는 2019년 4월 30일경 원금 152억원 외에 이자와 수수료(37억원)를 더해 총 189억원을 돌려받았다. 원리금을 돌려받은 뒤 2019년 12월 해산했다.정영학, 대여 과정에 관여 의혹당시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지인인 부동산투자회사 엠에스비티의 김모 전 감사를 통해 대여금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화천대유에 자금을 빌려줬던 엠에스비티가 또다시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대여금을 끌어왔다는 설명이다. 엠에스비티는 2015~2017년 화천대유에 131억원의 초기 자금을 빌려줬고 2017년 11월 이 대출금을 투자금으로 전환했다.보도에 따르면, 엠에스비티는 이 투자로 화천대유가 직접 시행하는 아파트의 분양 수익을 받기로 했는데, 예상 분양 수익은 원금의 3배인 약 400억 원 수준이다.엠에스비티의 김 전 감사는 투자 경위를 묻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전혀 저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답했다.한편 검찰은 페이퍼컴퍼니의 실소유주와 투자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