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100억'→ 대장동 분양업체→ 투자조합→ 건설사→ 변호사비로 쓰였나?쌍방울 前 회장, 투자회사 만들어 '쌍방울 CB' 100억원 인수"이재명 변호인 이태형 변호사, 쌍방울 주식 20억원 수임료 의혹"쌍방울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전혀 사실 무근" 반박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주)쌍방울의 전환사채(CB) 발행 및 거래 과정을 통한 변호사비 대납 여부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 투자 회사의 쌍방울 CB 인수 과정에 '대장동 핵심 인물' 김만배씨의 돈 100억원이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쟁점은 이 돈이 여러 회사를 거쳐 쌍방울의 전 회장 김성태씨가 만든 투자 회사로 들어갔느냐 하는 것. 이 과정에서 등장한 회사는 (주)착한이인베스트, KH 그룹 자회사(KH E&T, 장원테크), 금강인프라건설, 대장동 분양대행업체 등이다.

    쌍방울 전 회장 김성태씨, 자신의 투자회사 통해 CB 거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착한이인베스트는 2018년 11월19일 쌍방울의 3년 만기 CB 100억원을 인수했다. 기업 인수 및 투자 등을 위해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2018년 9월)된지 두 달 만이었다. 2019~2020년 감사보고서 기준, 착한이인베스트 최대주주는 쌍방울 회장을 지낸 김성태씨(800주·40.0%). 김씨는 당시 쌍방울 회장이었다.

    착한이인베스트가 CB를 인수하고 5개월 뒤인 2019년 4월, 착한이인베스트에 7.5%의 이율로 돈을 빌려준 기업은 KH E&T(20억원)와 장원테크(30억원)다. 이 두 회사는 모두 KH 그룹 계열사다. KH E&T가 2019년 8월20일 다른 조합에 124억7000만원을 대여했을 때의 이율은 9.5%였다. KH 측은 착한이인베스트로부터 2019년 이 돈을 모두 회수해, 이 사안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KH 그룹은 대양금속 인수를 추진했다. KH E&T는 2019년 10월 이를 위한 투자조합인 '에프앤디조합'을 만들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그러나 두 달 만인 2019년 12월 대양금속 인수를 포기했다. KH E&T는 2019년 10월 에프앤디조합에 약 20억원을 넣었다가 12월 이를 회수했다.

    이 조합에 들어간 회사가 금강인프라건설이었다. 이 곳의 A 대표는 2019년 4월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B씨로부터 100억원을 받았는데, 이 돈이 김씨가 화천대유로부터 횡령했다는 473억원 중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KH 측은 "김씨의 자금과 회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데다 A대표, B씨와 일면식도 없다"며 "우리가 에프앤디조합에서 나간 뒤 금강이 (조합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화천대유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관련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고, 금강인프라건설 측은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野, 전환사채 발행 통한 李 변호사비 대납 가능성 의혹 제기

    야권에서는 이재명 후보 관련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추궁해왔다. 이러한 자금 흐름을 토대로, 김씨의 자금이 결국 쌍방울로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김씨는 지난 3일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일 특위 임명장 수여식 및 4차 회의에서 "화천대유에서 김만배씨가 거액을 빼서 그것을 모 상장사에 넣어서 전환사채가 발생돼 유통된 정황이 나왔다"고 되짚었다.

    김 위원장은 "그런데도 (이재명 후보의) 사익추구가 없다고 단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오히려 유동규씨(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와 공범으로 보는 것이 상식과 증거법칙에 부합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도 이러한 지적은 나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월25일 당 최고위 회의에서 "김씨의 돈 100억원이 쌍방울 전환사채 매입에 넘어가, 이게 이 후보의 변호사 수임료로 지급된 것 아닌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다"며 "이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뇌물죄의 단서가 된다고 본다"고 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10월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10월25일 '이재명 발언 팩트체크' 간담회 등을 통해 쌍방울의 CB 거래 과정을 통한 이 후보 변호사 비용 대납 가능성을 제기했다.

    '李 변호사비 대납 의혹' 檢 고발도… 쌍방울 측 "사실 무근"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쌍방울의 CB 발행 등을 통한 자금이 이 후보 변호인단에 흘러갔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다. 앞서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달 7일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이재명 후보를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단체는 고발장에서 "이태형 변호사는 2018년 10월~2019년 9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명예훼손, 이 후보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의 1~2심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그는 이 후보로부터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3년 후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여원 상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3년 뒤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은 쌍방울 CB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단체 대표는 지난달 28일 수원지검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이 후보는 지난달 18일 경기도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의 국정감사에서 "변호인단은 총 14명"이라며 "변호사비를 농협과 삼성증권 계좌로 다 송금했고, 그 금액은 2억5000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해명했다.

    단체 대표는 그러나 이태형 변호사와 3자 간 녹취록 등을 토대로 이 변호사의 다른 사건 수임 기준(착수금 5000만원에 성공보수 3억원)에 비춰보면 이 후보의 설명이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쌍방울 측은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은 지난달 12일 보도자료에서도 "무엇을 근거로 그런 의혹을 제기했는지 우리도 궁금한 상황"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쌍방울은 "아무 근거도 없는 이런 의혹 제기로 애꿎은 기업들이 피해를 본다"며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한 것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