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과 함께하는 클래식 레볼루션 2021'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 인터뷰
  • ▲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롯데문화재단
    ▲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롯데문화재단
    "작년 축제를 위해 내한했을 때 올해는 코로나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여행 제한이 있으며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음악의 힘은 크다. 최고 역량의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다."

    2020년에 이어 롯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클래식 레볼루션 2021'의 예술감독을 맡은 독일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65)이 포부와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해 자가격리를 감내했던 포펜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으로 면제받았다.

    2020년 시작한 '클래식 레볼루션'은 매년 8월 특정 작곡가를 중심으로 그들이 생전에 남긴 걸작들을 조명한다. 열흘 간 개최될 축제에서는 리사이틀·실내악·협주곡·교향곡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3~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제2회 클래식 레볼루션'은 탄생 100주년을 맞은 '탱고의 전설'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와 많은 명곡을 남긴 독일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포펜 예술감독은 "피아졸라의 음악은 우울하면서 가볍고 즐거운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많아 브람스와 대조를 이룬다"며 "브람스는 현재 코로나 시대를 잘 대변하는 작곡가다. 그가 '교향곡은 농담이 아니다'고 말했는데, 음악 자체를 보면 진지하고 신박하고 무겁다. 하지만 그 안에 희망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어 "브람스 음악에 공존하는 다양한 층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삶과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했다. 절망이나 어둠을 포함해 브람스 음악은 자연·예술·영적인 삶이 있고, 이는 우리에게 그 지향점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 ▲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롯데문화재단
    ▲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롯데문화재단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은 서울시향, 코리안심포니 등 국내 대표 교향악단과 함께 선우예권·이진상·김태형(피아노), 윤소영·김수연·김동현(바이올린), 이한나(이한나), 문태국·박유신(첼로), 김한(클라리넷), 함경(오보에), 노부스 콰르텟, 박규희(기타), 박준호(오르간), 고상지(반도네온) 등이 참여한다.

    축제의 전반부는 브람스 작품으로, 중·후반부는 '피아졸라 & 그의 유산'이라는 주제 아래 채워진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망각의 해로' 기억하고 싶다면 2021년은 '희망의 해'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자 하는 포펜의 바람이 담겼다.

    오스모 벤스케 지휘자가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을 연주하며 축제의 문을 열고, 마지막 날 22일에도 무대에 올라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 스타일의 세 악장', '망각' 등을 들려준다.

    '망각'은 피아졸라의 명함과도 같은 곡으로 △성남시립교향악단(고상지·박규희 협연, 19일) △노부스 콰르텟 리사이틀(20일) △코리안챔버오케스라(임우준 편곡, 21일) △서울시향(22일) 등 4가지의 다른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포펜 예술감독은 오는 17일 지휘자로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제4번을 연주한다. 협연자는 그의 제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21)이다. 김동현은 독일 뮌헨 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좋아한다. 모두 대작이지만 4번은 마지막 작품으로 성숙하고 균형이 완벽하며, 그 안에 내재된 힘이 있다. 우울하게 1악장을 시작하지만 2악장에서는 감미롭고 밝은 분위기가 이어진다. 3악장은 행복한 댄스 같은 느낌을 주면서 우울한 매력이 있다. 4악장은 단순히 8개 마디를 변주하며 전체를 아우르는데 마치 기적처럼 느껴진다."

    포펜은 내년에 조망할 작곡가로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를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관객이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갈 때 더 행복하고 에너지가 충만했으면 좋겠다. 축제 전체를 경험한다면 두 작곡가의 음악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일부만 접하더라도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